코르티스 200만장, 라이즈·트레저 101만장
콘크리트 차트에도 5세대 약진·리센느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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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르티스 [빅히트뮤직]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올 상반기, 국내 시장 음반 판매량 추이가 심상치 않다. 최근 몇 년 중 가장 활기찬 앨범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그 힘은 단연 K-팝 팬덤에서 나왔다. 팬덤의 결집으로 K-팝 업계가 심폐 소생했고, 5세대 신인들은 대중성까지 장착하며 차트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특히나 5세대 아이돌들은 음원 차트에서 버티고 있는 ‘장기 흥행곡’들의 높은 벽을 깨부수고 상반기 가요계에 가장 짜릿한 균열을 내고 있다. 유튜브가 양산한 역대급 역주행 기적도 음반 판매량 급증에 한몫했다.
K-팝 화력이 주춤하다는 걱정은 이제 기우에 불과하다. 팬덤이 ‘최애’의 커리어 하이를 위해 움직이며 피지컬 음반 시장의 기세가 그야말로 ‘풀악셀’을 밟고 있다.
9일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 4~5월 연속 월간 음반 판매량이 1000만 장 고지를 가볍게 넘겼다.
이에 따라 5월까지 누적으로 팔린 앨범만 자그마치 4540만 장. 이는 ‘연간 1억 장 시대’를 열며 ‘K-팝 황금기’를 구가했던 지난 2023년보다도 무려 240만 장이나 더 많은 수준이다.
뜨거운 화력에 기름을 부은 것이 ‘밀리언셀러 쌍끌이’ 주역들이다. 라이즈(RIIZE)는 미니 2집 ‘II’로 단일 음반만 101만 장을 찍고 플랫폼·네모 앨범까지 포함하면 총 140만 장의 판매고로 6월 월간 음반 차트 왕좌를 앉았다. 트레저(TREASURE) 역시 6월 한 달 동안 101만 장 고지를 가뿐히 넘기며 밀리언셀러 돌풍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빅히트 뮤직의 막내 코르티스(CORTIS)가 미니 2집으로 단숨에 200만 장을 팔아치우며 5월 음반 시장 점유율을 24.3%나 독식했다. 음반 시장의 기초 체력이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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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하츠투하츠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다만 대중의 선택이 반영되는 음원 차트는 그야말로 ‘뚫리지 않는 성벽’처럼 여전했다.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의 2026년 상반기 차트 결산에 따르면, 주간 차트 정상에 가장 오래 머문 아티스트는 아이브(IVE)와 악뮤(AKMU) 등으로 차트를 독식했다.
아이브는 정규 2집 타이틀곡 ‘뱅뱅(BANG BANG)’으로 일간 1위만 40일을 찍었다. 악뮤는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과 ‘소문의 낙원’ 두 곡으로 나란히 일간 1위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단일 아티스트 기준 무려 41일 동안 차트 정상을 지켰다. 두 팀이 상반기 주간 차트를 각각 6주씩 장기 집권하며 대중성을 양분한 셈이다.
문제는 대중이 이미 귀에 익은 노래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레이리스트 위주로만 음악을 소비하며, 새 노래를 찾아 듣지 않는 ‘신곡 불감증’ 현상이 심해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5월 전체 음원 이용량(톱400 합계)은 전달보다 1.6% 줄었고, 작년 이맘때보다도 2.3% 빠졌다. 에스파, 엔믹스, 있지, 베이비몬스터 등 내로라하는 굵직한 팀들이 4~5월에 일제히 신보를 쏟아내며 컴백 대전을 벌였음에도, 차트에서 ‘나온 지 3개월 안 된 신곡’이 차지하는 비중은 4월 21.8%에서 5월 20.2%로 오히려 떨어졌다.
군백기 없는 방탄소년단이 ‘스윔(SWIM)’으로 글로벌 차트 3개월 연속 1위를 달리고, 10주년 뭉클함을 들고 온 아이오아이(I.O.I)의 ‘갑자기’가 6월 써클 디지털 차트 등 4관왕을 차지하며 버텼지만, 신작들이 차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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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
그나마 ‘신곡 불감증’이란 장벽을 이겨내며 상반기 가요계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거듭난 이들이 있다. 바로 ‘5세대 아이돌’이다.
그동안 차트 상위권은 단단한 서사를 쌓아온 선배 그룹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으나, 올 상반기는 5세대 주자들이 세련되고 청량한 이지리스닝 장르를 무기 삼아 마침내 차트 전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스타쉽의 괴물 신인 키키(KiiiKiii)는 지난 1월 발매한 ‘404 (New Era)’로 단 16일 만에 멜론 톱100 1위를 밟았다. 올해 나온 신곡 중 최초의 1위 사례였다. 데뷔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인이 일간 차트에서 12일 연속 1위, 주간 차트 2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쓴 것이다.
SM의 5세대 주자 하츠투하츠(Hearts2Hearts)는 하우스 비트 기반의 ‘루드(RUDE!)’로 발매 한 시간 만에 멜론 톱100 74위로 진입하더니, 최고 순위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후 6월까지 일간 차트 톱10 안에서 롱런하며 ‘대중픽(Pick)’을 완벽하게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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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오더는 7일 리센느와 브랜드 파트너십을 맺고 광고, 콘텐츠, 프로모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리센느가 IT 업계와 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티오더] |
하이브의 메가 루키 코르티스(CORTIS)는 압도적인 음반 화력에 이어, 멤버 전원이 곡 작업에 참여한 하우스 풍의 신곡 ‘레드레드(REDRED)’로 6월 써클 스트리밍 차트 1위 및 27주차 디지털·스트리밍 2관왕을 달성했다. 팬덤뿐만 아니라 대중성까지 완벽하게 잡아내며 5세대 대표 주자로 확실하게 쐐기를 박았다.
여기에 기획사의 수억짜리 대형 프로모션이 아닌, 순수하게 서브컬처 문화로 차트를 뒤집어놓은 리센느(RESCENE)는 단연 ‘2026년의 재발견’이다. 이들은 현재 역대급 역주행 신화로 차트를 다시 쓰고 있다.
실제로 2년 전인 2024년 8월에 발매된 ‘러브 어택(LOVE ATTACK)’이 6월 말 기준 멜론 톱100 5위까지 가뿐히 치고 올라왔고, 지난 8일 오후 10시엔 ‘톱 100’ 차트에서 아이오아이의 ‘갑자기’를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발매 2년 만에 이뤄낸 눈물겨운 정상 등극이다.
리센느의 재발견은 멤버 원이의 유튜브 채널 속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거제 야호’라는 사소한 밈(Meme)이 숏폼을 타고 유저들 사이에서 하나의 놀이처럼 확산하며 시작됐다. 대중의 관심이 노래 자체로 옮겨붙으면서 6월 말 기준 스트리밍은 2019%, 청취자 수는 977% 급증이라는 대폭발을 일으켰다.
올 상반기 가요계는 콘텐츠와 서사의 승리로 요약된다. 거대 유통사들이 유통 시장 점유율 1위를 장악하고 차트 플레이리스트를 밀어줘도, 대중의 지갑을 열고 귀를 사로잡는 건 5세대 신인들이 보여준 신선한 음악적 퀄리티와 ‘덕후’들의 자발적인 ‘뉴미디어 떡밥(밈)’이었다.
중소기획사 관계자는 “돈을 쏟아붓는 기획형 프로모션도 여전히 유효하나, 팬들이 알아서 2차 창작을 하고 놀 수 있는 판을 깔아주고, 리스너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적 트렌드를 제시하면 대형 기획사 가수가 아니어도 생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가요계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