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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단보도.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사진 [헤럴드DB]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가 불구속 입건됐다. 운전자는 “귀신에 씌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으며, 사고 직후 유족에게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9살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60대 남성 A씨를 교통사고처리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사고는 지난 5일 오후 8시 50분쯤 강동구의 한 사거리에서 일어났다. 당시 A군은 어머니와 함께 집 근처 마트로 가던 중 횡단보도 앞에서 보행 신호가 켜지자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건넜다.
하지만 보행 신호에 맞춰 정차해 있던 A씨의 SUV 차량이 갑자기 출발하면서 A군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차량은 A군을 밟고 지나간 뒤 함께 있던 어머니까지 충격한 뒤 멈춰선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약 2분 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A군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A군은 끝내 숨졌다.
A군의 아버지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블랙박스를 보니 횡단보도 바로 앞에서 멈춰 있다가 초록 불이 되자 갑자기 출발했다”며 “이해가 되지 않아 ‘나와 원한이 있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귀신에 씌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를 하거나 약물을 복용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A군의 아버지는 “전방을 제대로 보지 않아 사고가 난 것”이라며 “휴대전화를 보거나 다른 행동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사고 직후 A씨의 태도도 유족을 분노케 했다. A군의 누나는 “엄마가 ‘왜 빨간불인데 건넜냐’고 묻자 가해자가 짜증을 내며 ‘아 알았어요!’라고 말하더라”며 “‘미안하지도 않냐. 왜 이렇게 떳떳하냐’고 물었더니 제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아 미안해요!’라고 짜증을 냈다”고 전했다.
현재 A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A군 아버지는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 제가 가해자였다면 경찰서에서 가지 말라고 해도, 빈소에서 두들겨 맞는 한이 있어도 찾아가 사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집안을 이렇게 무너뜨렸는데 과실치사로 불구속 수사를 받는 게 너무 화가 난다”며 “불구속 수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