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경력 초기 노동자부터 영향…신직무 창출·직무 이동 촉진 필요
정부,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 구축 등 산업전환 고용안정대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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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ston Dynamics 제공]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2030년에는 현재 일자리의 90% 이상에서 업무의 90% 이상이 기술적으로 자동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AI가 기존 일자리를 한꺼번에 대체하기보다 업무와 직무를 빠르게 재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도 AI 고용 충격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노동시장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9일 재정경제부와 KDI가 서울 은행회관에서 공동 개최한 ‘일의 미래: AI와 공존하는 새로운 노동시장’ 포럼에서 ‘AI 시대 노동시장: 평가와 전망’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일자리의 업무 구성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분석한 결과, 2030년에는 현재 일자리의 90% 이상에서 업무의 90% 이상이 기술적으로 자동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연구위원은 다만 AI가 기존 일자리를 단순히 없애기보다 직무를 재편하는 방식으로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AI 도입 기업을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기업 단위의 고용과 임금 감소는 통계적으로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지만, AI 도입 초기 단계를 지나 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이 본격화되면 고용에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새로운 노동수요가 빠르게 창출되지 않으면 신규 채용 감소와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새로운 노동수요가 빠르게 창출돼야 순고용이 늘어날 수 있다”며 “조직의 유연성을 높여 새로운 직무로의 이동을 촉진하고,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해 신직무와 신직업 창출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AI가 활발히 도입되는 지식기반 서비스업과 대기업에서는 AI 전문인력 채용이 늘어나는 대신 일반 신규채용은 줄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 확산으로 서비스·판매직과 생산직 등으로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연구위원은 특히 AI 기술이 청년 일자리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논의가 국내외에서 활발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에서는 AI 노출도가 높은 소프트웨어와 소비자 상담 직군에서 2023년 이후 20대 초반 고용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국내에서도 생성형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경력 초기 일자리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 고용 충격은 기술 자체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가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시대 가장 먼저 변화를 겪는 청년 세대를 ‘탄광 속 카나리아’에 비유하며 분배와 거버넌스, 역량 개발을 아우르는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AI는 인간의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업무를 조율하는 에이전틱 AI 시대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정부는 AI 대전환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동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한 인재 양성과 고용안전망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이제는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얼마나 대체할 것인가’라는 양적 논쟁을 넘어 ‘누구의 일자리가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전환의 성과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라는 질적이고 구조적인 질문을 고민해야 한다”며 “기술혁신과 사회혁신이 함께 갈 때 AI 시대의 새로운 사회계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발표한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통해 AI로 인한 노동시장 변화를 상시 점검하는 ‘한국형 AI 노출지수(K-AIOE)’,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 ‘산업전환 일자리 지도’를 구축하고, 직업훈련과 전직 지원을 강화하는 등 산업 전환기 고용안전망을 확대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