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에 평범한 삶 송두리째 파괴…320시간 걸리던 색출 3시간으로 줄였다 [세상&]

경찰청 자체 개발 AI기술 전국 시도경찰청 투입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성착취물 탐지 및 증거서류 작성 자동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전국 시도경찰청에 배포했다.

국수본은 9일 “이 프로그램은 경찰청 내부 업무망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에 맞서는 경찰관들에게 배포되고 있으며 원활한 사용을 위한 사용자 안내서도 함께 보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수본 사이버테러수사대는 지난해 12월 ‘아이피(IP) 카메라 해킹·영상 유포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피의자들로부터 압수한 디지털 증거들 가운데 성착취물 등 불법촬영물을 신속하게 탐지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때 개발된 프로그램은 해당 사건 수사에 즉시 투입돼 압수물 중에서 핵심 증거를 선별하는 데 활용됐다.

사이버테러수사대는 이후 현장 수요 부서의 요구사항을 추가 반영하고 성능 테스트를 거친 프로그램을 전국 경찰관서에 배포했다.

이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찾는 파일을 밀리초(1000분의 1초) 단위로 찾아내는 기술을 갖추고 있어 수사관의 판독 부담을 줄였다. 또 판독 결과를 문서 형태로 자동 현출하는 기능도 탑재해 수사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실무에서 기존 320여 시간이 소요됐을 동영상 파일 4000여개에 대한 분석 작업이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3시간여 시간 만에 완료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수사관은 “시급을 다투는 디지털 성범죄 대응에 증거 확보의 최적 시간을 지키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수본은 현장 경찰관들의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해 프로그램의 기능을 계속해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박우현 경찰청 사이버수사심의관은 “성착취물 제작 및 유포 범죄는 평범한 시민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로 경찰은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그램 배포를 통해 방대한 증거 분석 등 수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게 된 만큼 날로 진화하는 디지털 성범죄를 끝까지 추적해 가해자를 반드시 엄벌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