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프로젝트 지원규모 2조 넘을 듯
대산 지원 순항…9월 통합법인 출범
![]() |
| 여천NCC 3공장 에틸렌 생산 설비. [헤럴드 DB] |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기지인 여천NCC를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업계 2호 사업재편 프로젝트의 금융지원 방안이 이달 말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채권단은 지원 규모와 방식을 놓고 막판 조율에 들어갔으며, 구조조정 대상 설비 규모와 여천NCC의 재무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지원 규모는 앞서 확정된 대산 프로젝트(2조원)를 웃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채권단 결의 등 후속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8월 중 최종 지원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 등 관련 채권금융기관은 지난달 말 실사를 마무리 짓고 현재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당초 채권단은 실사를 5월 말까지 마치고 금융지원 방안을 빠르게 내놓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천NCC,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 4개사가 얽혀 있다 보니 재무상황 평가와 기업 정상화 가능성 및 사업재편 실효성 점검, 관련 이해관계 조율 등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2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NCC(나프타분해설비)를 분할해 한화솔루션·DL케미칼 합작사인 여천NCC와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국내 최대 석화 산업단지인 여수산단 내 첫 구조재편 계획으로 신설법인은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공동 지배한다.
채권단은 실사 과정에서 통합법인이 필요로 하는 신규 자금 규모와 기존 차입금의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수요 등을 함께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신규 자금 공급과 채무 조정, 영구채 전환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지원 방식과 규모를 논의하고 있다.
업계는 1호 대산 프로젝트보다 지원 규모가 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NCC의 합산 에틸렌 생산능력(캐파) 자체가 351만톤으로 대산의 2개사(195만톤)보다 크고 설비 조정에 따른 예상 감축량도 140만톤으로 대산(110만톤)보다 많다. 게다가 여천NCC는 2021년 4분기부터 18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며 1조원 이상의 누적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좋지 않다.
이처럼 구조조정 대상 설비 스케일이 큰 데다 여천NCC의 자체 기초체력이 이미 바닥을 드러낸 만큼 채무 유예를 넘어 대규모 자금 공급과 영구채 전환 등 고강도 수혈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에 금융지원 총액은 앞서 확정된 대산의 2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대산 1호 사업재편 관련 채권금융기관은 기존 채무 상환유예와 최대 1조원 규모의 신규자금 공급, 최대 1조원 규모의 영구채 전환 등을 결의한 바 있다.
여천NCC 등 4개사에 대한 최종 금융지원 방안이 도출되면 채권단은 회의를 통해 이를 공유하고 분담률 등 세부 실행방안을 추가로 논의한 뒤 각 기관의 내부 승인을 거쳐 의결하게 된다. 빠르면 8월 중 확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채권단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자금 지원 규모를 중심으로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며 금융지원안은 7월 말 나올 계획”이라며 “지원은 대산 때와 마찬가지로 채권 비율대로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3월 확정된 대산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월 1일 통합 HD현대케미칼 출범이 확정됐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관련 일부 절차만 남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금융지원은 큰 문제 없이 받고 있다”며 “신규자금 공급은 실제 투자 결정에 맞춰, 영구채 전환은 통합법인 출범 이후 규모를 확정지은 뒤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3호 사업재편 프로젝트는 업체 간 이견 등으로 아직까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원유 수급과 나프타 공급망 안정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영향도 컸다. 석화업계를 중심으로 하반기에는 산단별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후속 프로젝트의 사업재편계획 수립·승인 및 금융지원 신청이 이뤄지면 체계적이고 신속한 지원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기업들의 자구계획이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금융 지원 프로세스에 맞춰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