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차별화 나선 野…“국가 전력망·공급방안 재설계를”

국힘 반도체특위 토론회서 지적
“재생에너지 중심으론 전력 부족”


무소속 한동훈(오른쪽)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 미래와 생존을 위한 연속 토론회 ‘대한민국 반도체 미래 지도와 인프라 전략 PART1. 전력’에서 토론회를 주최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을 확정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전력과 용수, 인력 등 핵심 인프라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타당성 조사 없이 입지부터 발표한 정부의 추진 방식을 정면 비판하며 ‘반도체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국민의힘 반도체·AI 첨단산업특별위원회는 주호영 의원과 공동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반도체 미래와 생존을 위한 연속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조발제를 맡은 김경기 반도체공학회 수석부회장은 “정부가 (입지를 먼저 발표하고) 이제 전력과 용수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라는 접근을 하고 있다”면서 “각 요인별 정량 비교와 검증 없이 입지를 먼저 발표한 것은 용인 국가산단에서 드러난 전력 문제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부회장은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의 핵심 조건으로 전력·용수·인력을 ‘필수조건’, 산업 생태계와 물류·부지, 정주 여건, 거버넌스를 ‘충분조건’으로 구분하면서 “특히 전력은 가장 자본집약적이고, 리드타임이 길어서 사후 보완이 사실상 불가능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남권 메모리 팹 4기가 조성될 경우 상시·무정전 전력 수요가 6.3GW(기가와트)에 달한다”며 “이는 1.4GW급 원전 4.5기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합치면 국가 전력망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규모”라고 주장했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공급 구상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 부회장은 “호남은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풍부한 것은 사실이지만 반도체 공장이 요구하는 24시간 상시 전력을 감당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정부 역시 재생에너지만으로는 감당이 쉽지 않다고 인정하고 원전 병행을 공식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 역시 “한국전력 관계자들을 만나보니 결국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이나 원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며 “전력 역시 영남과 충남에서 끌어와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언급했다. 윤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