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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이빙은 혈혈단신에 스노클(snorkel)만으로 바다에 뛰어든다. 당연히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그중 가장 중요한 걸 꼽으라면 ‘수심’이라 생각하기 쉽다. 간단한 장비만으로 바다에 뛰어드니 얼마나 깊을지 궁금하고 두려울 법하다.
정작 프리다이빙에서 수심은 큰 변수가 아니다. 오히려 깊은 바다일수록 마음은 불안할지언정 몸은 더 안정적이다. 물에 떠 있기도 쉽고, 각자 원하는 수심만큼 잠수하기도 용이하다.
오히려 더 중요한 건 풍속, 파도다.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거친 날엔 도리 없다. 입수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 거친 숨 몰아쉬고 가까스로 수면 위로 올라올 때 파도가 덮친다면 생사를 위협받고 정신을 잃기에 십상이다.
현 주식시장이 딱 이 형국이다. 올 1월 ‘5000피 시대’를 축하하기 무섭게 순식간 9000 선까지 돌파했다. 수심은 더할 나위 없이 깊어졌다. 그렇다. 깊은 바다이니 훨씬 좋겠다. 안정적이다.
문제는 수면을 덮치는 파도다. 통상 변동성을 ‘파도’에 비유한다. 요즘 같으면 파도라기보다는 ‘쓰나미’에 가깝다. 사이드카는 무감각해졌고, 8%나 급락해야 할 서킷브레이커(일시 매매 정지)마저 익숙해졌다.
투자에서 가장 많이 쓰는, 가장 중요한 단어 중 하나가 ‘추세(趨勢)’다. 달아날 추, 형세 세. 단어 그대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형국이자 경향이다.
이런 점에서 추이(推移)와 다르다. 밀 추와 옮길 이. 추세는 그 자체가 힘이 있지만, 추이는 수동적이며 후행적이다. 요즘 투자업계는 ‘추세’를 포기하고 있다. ‘추이’만 기록할 뿐이다. 급등하고 급락하는 추이만 속절없이 지켜볼 뿐, 도대체 얼마나 오르는지, 내일은 떨어지는지, 심지어 반나절 뒤엔 어찌 될지, 시장의 추세를 예측하기 힘든 지경에 도달했다. 하루 단위로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번갈아 발동되는 시장에서 누가 감히 ‘추세’를 단언할 수 있을까. 깊은 바다 위, 예측할 수 없는 파도가 몰아친다.
최근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국내 증시를 ‘오징어게임’에 비유했다. 제목부터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이 오징어게임이 될 위험(World’s Hottest Market Risks Becoming a Squid Game)’이다.
그렇다. 칼럼 제목까지 차지할 정도이니 우선 K-콘텐츠의 위상이 놀랍다. 그리고 오징어게임에 비유된 국내 증시의 현실이 무섭다.
칼럼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워낙 클 뿐만 아니라 이 두 종목의 레버리지 상품까지 등장한 것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한방의 유혹 속 변동성은 투자 아닌 투기를 부추긴다.
이처럼 무섭고 예측하기 힘든 장이다. 전문가들마저 예측을 망설일 정도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증시에서는 우선 잦은 매매를 지양하라고 조언한다.
추세를 예측하기 힘들 땐 더 그렇다. 큰 수익을 노리지 말고 손실을 지양하는 투자법도 언급한다. 무엇보다 빚투(빚내서 투자)와 같은, 혹은 단기 레버리지와 같은 투자는 엄금이다.
어차피 오징어게임에 뛰어들었다면 해법도 오징어게임에 있겠다. 침착해야 다 살 수 있다. 두렵다고 무작정 달아나선 안 된다. 성기훈은 외쳤다. “기다려. 이러다 다 죽어!” 너도나도 달아난다고 대책 없이 우르르 뛰었다간 다 죽는다. 패닉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