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길이 열린다…아라온2호, 2030년 북극항로 취항

제3회 친환경 북극항로 포럼 8일 개최
부산항, 북극항로 시대 ‘거점 항만’으로
‘북극항로 상업화, 먼 미래 아닌 현실’
‘친환경 쇄빙컨테이너선’ 개발도 진행


8일 부산 아스티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3회 친환경 북극항로 포럼’ 참석자들이 행사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정형기 기자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 기자] 부산항이 북극항로 시대의 ‘거점 항만’으로 도약하기 위한 밑그림이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극지연구소(KOPRI),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가 공동주최한 ‘제3회 친환경 북극항로 포럼’이 8일 오후 부산 아스티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작년 6월 첫 개최를 시작으로 1년만에 세 번째를 맞은 이번 포럼에는 정부·해운·조선·학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개회사에 나선 조정희 KMI 원장은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북극항로 활용촉진 및 연관산업 육성 특별법’을 언급하며 “북극항로를 국가전략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송상근 BPA 사장은 오는 9월 예정된 3000TEU급 컨테이너선의 부산-로테르담 시범운항을 소개하며 “북극항로의 상업화가 먼 미래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홍기용 KRISO 소장도 최근 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호르무즈해협 위기를 들며 “특정 항로에 편중된 공급망은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리스크”라 지적하고 “AX와 탈탄소 전환 파고 속에서 부산항 스스로 앞서가는 항만으로 탈바꿈하지 못하면 단순 경유지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환기했다.

주제발표는 두 건이 이어졌다. 정성엽 KRISO 박사는 올해 4월 착수한 ‘친환경 쇄빙컨테이너선 개발’ 사업(2026~2030년, 국비 200억원)을 소개하며 “극지등급(Polar Class) 3, 2m 두께 얼음을 5노트 속도로 깨는 8000TEU급 이상 암모니아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표준선형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21년 수에즈 운하 좌초사고와 홍해 후티반군 사태를 거론하며 “북극항로가 유력한 대체항로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지난해 9월 북극항로를 경유해 영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에 성공하는 등 주요국들의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형민 KOPRI 단장은 2030년 취항을 목표로 건조 중인 차세대 쇄빙연구선 ‘아라온 2호’의 현황과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총사업비 3321억원이 투입되는 아라온 2호는 1.5m급 쇄빙능력과 1만6560톤급 규모를 갖춰, 1m급 쇄빙한계로 고위도 진입이 어려웠던 기존 ‘아라온호’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라온호는 남극 보급과 양극지 탐사를 겸하느라 연간 북극 조사일수가 60여일에 그쳤지만, 아라온 2호 투입 후에는 남북극 역할분담으로 연구 항해일수를 최대 277일까지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자림 BPA 글로벌사업단장은 부산항의 강점과 약점을 진단하며 ▷허브항만 인프라 조성 ▷친환경 연료 공급망 구축 ▷AI 기반 디지털 물류 ▷글로벌 파트너십 ▷북극항로 연계 해양수도권 조성이라는 5대 전략을 제시했다. 대표 과제로는 진해신항 스마트항만을 통한 선석(船席) 확충, 부산항 신항 남측배후단지의 LNG·메탄올 벙커링 터미널(2032년 완비 목표) 구축을 꼽았다.

이어진 자유토론은 신형철 KOPRI 소장이 좌장을 맡고, 해양수산부 북극항로정책과, KMI 북극항로지원단, 한국해양대 북극해연구센터, 한국해양진흥공사 북극항로종합지원센터, LX판토스 관계자가 패널로 참여했다. 특히 LX판토스 성경제 해운마케팅 팀장은 “외부변수로 해상운임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북극항로가 배터리·자동차부품 등 고가화물이나 연말 특수화물 운송에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