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 기준 전세=매매 가격 동일한 사례도 나와
매수로 몰리는 실수요자들…“신중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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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주택의 모습.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 690세대인 서울 도봉구 쌍문동 금호1차 아파트의 34㎡(이하 전용면적) 한 전세 물건의 호가는 2억3000만원으로 급매 매물의 호가(2억6000만원)와 3000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평형은 집값 상승기였던 2022년 초 전세와 매매가격의 격차가 2억원까지 벌어졌던 곳이다.
#. 노원구 중계동의 현대5차는 84㎡의 최저 매매 호가는 6억5000만원인데, 전셋값과 1억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난 2월 4억원 수준이던 전세 가격이 최근 4개월 만에 1억5000만원이 뛰며 최고가에 거래됐기 때문이다.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 대신 매매로 전환하고, 시차를 두고 매매가격도 밀려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체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50.28%로 나타났다. 고가주택 밀집 지역인 강남구(38.16%), 서초구(41.98%), 송파구(39.27%)를 비롯해 용산구(39.01%)는 서울 전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전세가율을 보였지만, 저가 매수수요가 몰리는 곳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강북구(63.4%), 금천구(62.95), 중랑구(62.90%), 도봉구(61.11%), 은평구(60.26%) 등 5개구에선 서울 전체 평균보다 10% 포인트 이상 전세가율이 높았다.
도봉구 쌍문동의 A공인중개사는 “전세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다 보니 갭이 1억원으로 줄어든 집의 세입자가 살던 집을 매수하겠다 해 중개하고 있다”면서 “여기는 도봉구에서도 (집값이) 조용한 동네인데 7월 전후로 급매가 소진되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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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곳은 아예 전세와 매매 물건의 호가가 달라붙는 이례적인 일도 발견된다.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거성학마을 아파트의 경우 134㎡ 평형의 전세 호가와 같은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매물이 나와 있다. 도봉구의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 수리된 매물인데 집주인이 직전 거래 대비 전세가격을 2억5000만원 정도 올렸다”면서 “(가격이 너무 높아) 누가 오겠냐 싶었는데 그 가격에도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어 저희도 놀라고 있다”고 했다.
노원구의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워낙 전세 물건도 매도 물건도 없으니, 집주인이 마음대로 가격을 부르고 있다”면서 “임대인과 임차인,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 생각차가 커서 중개거래 시 버거울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실수요자가 쏠리는 일부 외곽 지역은 전세가격이 매수 가격을 끌어올리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포모(FOMO·기회 상실 우려)에 따른 추격 매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진성 수요자들의 움직임으로 외곽은 전세-매매가격이 가까워지다가 다시 매매 가격이 뛰는 이격(離隔)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매수를 결정할 때 해당 지역 대장아파트와의 상승 추세와 따로 움직이는 단지일 경우 미래 환금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 매물 감소의 영향이 중소형 평형일수록 더 큰 경향이 있다”면서 “전세가율이 급등하면 불안에 쫓겨 매수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환금성 등을 고려한 매입 가치의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