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는 생산비 급등·가격 폭락 이중고…하반기 물가 불안 지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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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소비자물가가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류 물가가 크게 올랐고, 작황 악화로 농산물 물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생활물가도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3.2% 오르며 전체 물가를 0.24%p 밀어 올렸다. 사진은 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코너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유가와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상반기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대표 생선인 조기와 쌀, 감자 등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했고, 원재료와 물류비 부담이 커진 식품·외식업계도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섰다. 반면 일부 농산물은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해 농가는 생산비는 오르고 판매가격은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9일 국가데이터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조기 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16.9% 올랐다. 지난 2월 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어선들의 조업이 줄어 국내산 참조기 공급이 감소한 데다 중국산 부세와 아프리카산 침조기 등 수입 물량도 고환율 영향으로 수입단가가 상승한 결과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달 수입 냉동 조기(부세) 평균 소매가격은 마리당 4850원으로 올해 처음 4800원을 넘어섰다.
쌀(15.1%), 인삼(14.6%), 감자(10.5%) 등 국내 농산물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화학비료 원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으로 비료 가격이 뛰었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농기계 연료비와 시설하우스 난방비, 농자재 가격까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생산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수입 과일도 예외는 아니다. 망고는 이상기후에 따른 생산 감소와 환율 상승, 항공·해상 운송비 증가가 겹치면서 상반기 가격이 지난해보다 13.1% 올랐다. 이달 기준 망고 한 개 평균 소매가격은 579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3% 비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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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심당 망고시루 [성심당 SNS] |
이런 수급 불안으로 대전의 유명 제과점 성심당은 여름 한정 상품인 ‘망고시루’ 판매를 예년보다 일찍 종료하기로 했다. 성심당은 “망고 수급 상황에 따라 판매 일정을 조기 종료한다”고 밝혔다.
반면 당근(-37.8%), 양배추(-35.0%), 무(-33.7%), 부추(-21.4%), 배(-20.9%), 양파(-19.8%), 배추(-18.5%) 등은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상 여건 호조로 생산량은 늘었지만 비료값과 유류비, 인건비는 계속 오르면서 농가 수익성은 악화됐다. 전국 농민들은 지난 7일 서울 광화문에서 농산물 가격 폭락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은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가공식품 가운데 북어채 가격은 지난해보다 15.1%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어 고추장(12.1%), 젓갈(10.5%), 단무지(10.4%) 등이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된장(8.8%)과 간장(8.4%)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과 함께 제조 공장의 에너지 비용, 포장재 가격이 동시에 오른 영향이다.
외식 물가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삼겹살(200g 기준) 평균 가격은 올해 처음 2만1000원을 넘어섰고, 삼계탕(1만8154원), 냉면(1만2615원), 비빔밥(1만1769원), 칼국수(1만38원) 등 주요 외식 메뉴도 모두 1만원을 웃돌고 있다.
식음료업계의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등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고, 메가MGC커피와 이디야커피도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 더본코리아 역시 역전우동과 롤링파스타, 새마을식당 등 11개 외식 브랜드의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11% 인상했다. 호텔 뷔페 가격도 잇따라 오르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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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물가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최근 보고서에서 농식품 물가 상승은 특정 농산물 가격 급등이 아니라 에너지 비용과 식품 제조업 임금 등 공급망 전반의 비용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농산물 가격이 장기적으로 10% 오르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자물가지수는 7.56%,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9.0%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고환율이 지속되는 데다 여름철 폭염과 집중호우로 작황이 악화될 경우 채소와 과일 가격이 다시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도 수입 원재료를 활용해 가격 인상을 미뤄왔던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이 하반기부터 본격 반영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먹거리 등 민생물가 안정을 위해 생산·유통·판매 전 과정에 1조원의 재정을 투입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국제유가와 환율, 기상 여건 등 대외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어 하반기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