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미·이란 충돌에 급등…브렌트유 5.2%↑

미·이란 충돌 격화에 공급 불안…6월 19일 이후 최고치

지난 5월 이란 라라크 섬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재개와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에 5% 안팎 급등했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브렌트유는 6월 19일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8일(현지시간)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5.20% 오른 배럴당 78.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37% 상승한 배럴당 73.52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지난 6월 19일, WTI는 6월 2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재개되면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급 불안이 다시 커진 영향으로 상승했다.

지난 6∼7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선박 3척이 잇따라 공격받은 이후 미국은 이란을 공습했고, 이란도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기지를 타격하며 보복에 나섰다.

미국이 주도하는 공동해양정보센터(JMIC)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위험 등급을 기존보다 높은 ‘심각’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거래에 대한 제재 완화 조치를 철회한 것도 공급 우려를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에 대해 “끝난 것 같다”며 “그들과 거래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밤 다시 강력히 공격할 것”이라며 이란 발전소와 해수 담수화 시설 등을 공격 대상으로 거론했고, 해상 봉쇄 재개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장기전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유가는 장중 고점에서는 다소 상승폭을 줄였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부각되면서 당분간 유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댄 피커링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허니문 국면은 끝났다”며 “시장이 전쟁 위험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걸프 산유국들이 수백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시장에 공급한 만큼 국제유가가 전쟁 기간 기록했던 최고치까지 단기간에 급등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