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상가 통째로 갖겠다는 ‘5년 동거’ 새엄마…“깍듯이 모셨는데, 허탈”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父 사실혼 배우자와 남매 상속 갈등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123rf]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친부와 사실혼 관계인 여성을 ‘어머니’라 부르며 따랐던 남매가 아버지의 전 재산이 새어머니에게 간 사실을 알고 허탈함을 호소했다.

8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아버지가 생전 남긴 ‘유언공증’을 두고 사실혼 배우자인 새어머니와 상속 갈등을 겪고 있는 남매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자는 “어머니는 10년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 후, 혼자 지내던 아버지는 5년 전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서 동거를 시작했다”고 했다.

부친과 초등학교 여 동창은 혼인 신고만 안 했을 뿐 사실혼 관계로 함께 생활했다.

사연에 따르면 평생 정밀기계 엔지니어로 일한 아버지는 무뚝뚝한 성격이어서 자녀들은 아버지가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런 아버지에 대해 새어머니는 ‘아버지가 겉으로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외로움을 많이 탄다’고 말해 사연자는 마음이 아프면서도 “아버지가 외롭지 않게 여생을 보내게 돼 진심으로 기뻤다”고 한다.

문제는 아버지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하면서다. 부친상을 당한 남매는 슬픔을 추스를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아버지가 시가 15억 원 상당의 상가 건물을 포함해 전 재산을 새어머니에게 전부 넘긴다는 ‘유언공증’을 남겨둔 것이었다.

사연자는 “그 유언장에 저희 남매의 이름은 단 한 줄도 없었으며, 새어머니는 아버지가 자발적으로 준 재산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건물을 통째로 가져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가 그분께 고마워서 그러셨을 거라는 거, 100번 이해하지만 자식 입장에서는 너무나 허탈하기만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혼인신고도 하지 않은 사실혼 배우자가 아버지의 전 재산을 모두 가져가는 게, 법적으로 가능하냐”며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문의했다.

신진희 변호사는 “민법상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법적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아 아버지가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면 재산은 자녀들에게 상속되지만, 유언을 통해 재산을 주는 유증(遺贈)은 제 3자에게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사실혼 배우자라 할지라도 아버지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재산을 유증했다면 원칙적으로 유효하며 사실혼 배우자는 재산을 수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연자의 사례처럼 유언을 통해 특정인에게 전 재산을 넘긴 경우에 대해서도 “법적 상속인인 자녀들에게 최소한의 상속 재산을 보장받을 권리인 유류분이 있다”라며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통해 일부 상속 재산을 사실혼 배우자로부터 받아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자녀의 법적 상속분은 원래 자녀 수대로 균등하게 나눠 가지지만 유류분 권리는 법정 상속분의 절반이다”라며 “사연자의 경우 두 자녀는 각각 전체의 4분의 1씩 사실혼 배우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라고 했다.

신 변호사는 “유류분 반환 청구는 상속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며 “이 기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하므로 신속하게 소송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아울러 사실혼 배우자가 재산 유지에 기여한 ‘기여분’의 경우 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부연했다.

‘기여분’에 대해선 “단순히 친족 관계에서 통상 기대하는 부양 간호 수준을 명백히 초과하는 부양, 또는 재산 형성 기여가 중요하다”며 “기여를 인정받기 위해선 일반 수준을 넘어선 특별한 기여라는 점을 충분히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