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대신 뜬 염소고기…‘100% 국산’ 써놓고 수입산 팔았다

염소고기, 개고기 금지에 대체재로 최근 주목받아
서울시 민사국, 보양식 판매업소 132곳 최근 단속
원산지 위반 10곳 적발…‘혼동 표시’ 등 5곳 송치
‘미표시’ 5곳 최대 1000만원 과태료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관계자가 여름철 보양식을 판매하는 음식점과 업소를 대상으로 원산지표시법 위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원산지표시법을 위반한 염소·오리고기 등 보양식 판매 음식점 10곳을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단속은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3일까지 보양식 판매업소 132 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단속에서는 원산지를 혼동하여 표시한 4곳, 거짓 표시한 1곳,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5곳의 음식점이 적발되었다.

원산지 혼동표시 업소의 경우 외부 출입구에는 ‘100% 국내산 흑염소’ ‘모든 흑염소는 100% 국내산입니다’라고 표시했으나, 내부 표시판에는 호주산을 섞어 사용한다고 표시해 적발됐다. 원산지 표시판에는 흑염소의 원산지를 ‘호주산/국내산’으로 표시했으나, 실제로는 값싼 호주산 염소고기만 사용, 흑염소탕을 조리해 판매한 업소도 있었다. 수입산이 포함된 흑염소탕·수육 등을 조리·판매하면서 원산지를 전혀 표시하지 않아 적발됐다. 중국산 배추김치를 납품받아 사용하면서 원산지 표시판에는 ‘국내산 배추김치’라고 표시한 업체도 있었다.

이번 단속은 원산지 표시 관리 전문기관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서울사무소와 정보수집부터 현장 단속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협업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염소 고기 유전자 검사도 병행했다.

국내산 염소고기도 사용하는 것처럼 표시하고 수입산만 판 업소의 원산지 표시판. [서울시 제공]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유전자 분석 결과, 국내산으로 표시해 판매된 검사대상 품목 21종 모두 국내에서 사육되는 재래 흑염소 고기로 확인됐다.

원산지를 혼동하여 표시하거나 거짓 표시한 5개소는 수사 후 검찰에 송치하고,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5개소는 과태료 처분을 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원산지표시법에 따라 원산지를 거짓 표시하거나 혼동 표시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되며,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으면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시 민사국은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와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한 제보자에 대해 ‘서울특별시 공익제보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심의를 거쳐 최대 2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변경옥 서울시 민사국장은 “음식점 대다수는 원산지를 올바르게 표시하고 있지만 일부 업소에서는 불법행위가 여전한 만큼, 원산지를 꼼꼼히 확인하려는 시민분들의 관심이 중요하다”며 “서울시는 원산지 표시 위반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건강한 외식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2월 7일부터 개를 원료로 조리·가공한 식품의 유통·판매가 전면 금지됨에 따라 개고기의 대체 보양식으로 염소고기의 국내 수요와 수입량이 급증해 시는 원산지 표시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국내 염소고기 소비량은 2021년 6600톤에서 2024년 1만3000톤으로 3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염소고기 수입량도 2021년 1883톤에서 2024년 8143톤으로 4배 넘게 늘었다.

소비 증가와 달리 국내 생산량(지육 기준)은 5000톤 안팎에서 큰 변동이 없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5167톤이던 국내 생산량은 2021년 4753톤으로 감소한 이후 회복세를 보였지만, 2024년에도 5565톤 수준에 머물렀다. 수입량은 같은 기간 대폭 증가했다. 2020년 1161톤에 불과했던 염소고기 수입량은 2024년 8143톤으로 급증했다. 특히 이 가운데 8126톤이 호주산으로, 수입 염소고기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