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다음주 4시간씩 부분파업…2주 집중교섭 결렬

15차 교섭서 3차 제시안에도 접점 못 찾아
기본급 8만9000원 인상 제시
성과금 350%+1000만원+주식 15주도
노조 “더 이상 교섭 의미 없다”…차기 교섭 미정
13~15일 사흘간 4시간씩 부분파업 돌입


지난 5월 13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 잔디밭에서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투쟁 출정식을 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2주 가까이 집중 교섭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이 15차 교섭에서 기본급과 성과금 일부를 추가로 높인 3차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더 이상의 교섭은 의미 없다”며 교섭 종료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사 갈등은 부분파업 수순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8일 현대차 노사는 이날 15차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2시간 30분 만에 교섭을 종료했다. 이종철 현대차지부장은 교섭에서 “더 이상의 교섭은 의미 없다”며 “회사가 전향적인 제시 의향이 있을 때 교섭을 요청하라”고 밝혔다.

노조는 교섭 종료 직후 2차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근무조별 2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주간조와 야간조가 각각 2시간씩 작업을 멈추는 방식으로, 생산라인 운영 기준으로는 하루 최대 4시간의 가동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13일과 14일에는 주간조가 오후 1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야간조가 오후 10시10분부터 다음 날 0시10분까지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상시 주간 근무자는 오후 2시40분부터 4시40분까지, 일반직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작업을 멈춘다. 15일에는 금속노조 총파업 일정에 맞춰 주간조가 오후 1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야간조가 오후 3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 각각 2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파업은 현장 보고대회와도 연계된다. 노조는 13일 사업부별 보고대회, 14일 선거구별 보고대회를 열고, 15일에는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7·15 금속노조 총파업 결의대회’와 함께 부분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13일부터 상무집행위원과 대의원을 중심으로 철야농성에도 돌입한다. 단체교섭을 제외한 각종 노사 협의와 공사는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미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 6일부터는 특근 거부에 들어가며 사측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이번 부분파업은 올해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자체 쟁의 수순이면서, 민주노총·금속노조 차원의 총파업 일정과 맞물린 성격도 있다.

민주노총은 원청 교섭과 초기업 교섭,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오는 15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속노조도 산하 사업장에서 4시간 이상 파업을 벌이기로 한 만큼, 현대차 노조는 임금협상 교착 국면과 상급단체 투쟁 일정에 맞춰 파업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12일 노조의 교섭 결렬 선언 이후 중단됐던 본교섭을 이달 2일 20일 만에 재개했다. 이후 6일 13차 교섭, 7일 14차 교섭, 8일 15차 교섭까지 일주일 새 네 차례 본교섭을 이어가며 집중 교섭에 나섰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사측은 임금성 3차 제시안을 내놨다. 기본급은 8만9000원 인상으로, 2차 제시안보다 5000원 높였다. 성과금은 기존 350%+950만원+주식 12주에서 350%+1000만원+주식 15주로 조정했다. 2차 제시안과 비교하면 일시금은 50만원, 주식은 3주 늘어난 수준이다.

현대차는 앞서 12차 교섭에서 기본급 7만9000원, 성과금 350%+900만원+주식 10주를 처음 제시했다. 이후 14차 교섭에서 기본급 8만4000원, 성과금 350%+950만원+주식 12주로 상향한 데 이어 이날 15차 교섭에서 다시 소폭 올린 3차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조합원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 3차 제시안의 기본급 인상 폭은 노조 요구안의 59.5% 수준이다. 금액으로는 노조 요구보다 6만600원 낮다.

성과금 산정 방식과 규모에서도 입장 차가 여전하다. 노조는 현대차가 지난해 매출 186조원, 순이익 10조364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순이익 30%는 약 3조1094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 국내 직원 7만3335명으로 단순 환산하면 1인당 약 4240만원 수준이다.

비임금성 별도 요구안에서는 일부 문구 정리와 합의 처리도 이뤄졌다. 각종 수당 인상 요구 가운데 핵심기술 직무 역량 향상 수당, 통근버스 요금 조정 관련 사안 등이 논의됐다. 다만 정년 연장, 신규 인원 충원, 완전 월급제, AI 도입에 따른 고용·노동조건 보장 등 핵심 쟁점은 여전히 노사 간 입장 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는 이미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달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기준 92.03%, 재적 대비 86.65%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이어 25일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간 입장 차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부분파업 현실화가 부담이다. 올해 상반기 부품 수급 차질과 리콜, 물류 부담 등이 겹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신형 아반떼와 신형 투싼, GV80 페이스리프트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플래그십 전기 SUV GV90 등 주요 신차 출시 일정이 이어진다. 특근 거부와 부분파업이 겹칠 경우 생산 차질과 출고 지연 부담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