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대 주얼리 착용한 女총리”…뿔난 日 네티즌 “구역질 난다”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약 2600만엔(약 2억4000만원) 상당의 주얼리를 착용한 채 시상식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에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국회가 여야 대립으로 사실상 공전하는 상황에서 화려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일본 매체 도요게이자이온라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도쿄에서 열린 ‘제37회 일본 주얼리 베스트 드레서상’ 시상식에 참석해 특별상을 받았다. 현직 일본 총리가 이 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다카이치 총리는 대여받은 진주·다이아몬드 장식 귀걸이(180만엔·약 1710만원)와 목걸이(800만엔·약 7600만원)를 착용한 채 행사에 참석했다. 다만 해당 주얼리를 제공한 업체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시상식에서 “주얼리의 빛처럼 일본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겠다”라고 말했다. 착용했던 보석은 행사 종료 후 모두 반납됐으며, 실제로 수여받은 것은 상장과 트로피뿐이었다.

‘일본 주얼리 베스트 드레서상’은 1990년부터 매년 보석업계 관계자 추천을 통해 지난 1년간 가장 빛난 인물과 보석이 잘 어울리는 유명인을 선정하는 행사다. 주최 측은 다카이치 총리가 공식 행사에서 진주를 꾸준히 착용하며 일본산 보석의 가치와 매력을 알린 점 등을 높이 평가해 특별상을 수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상 소식이 알려진 뒤 온라인에서는 비판 여론이 빠르게 확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비서가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경쟁 후보를 비방하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 직접 출석하는 대신 비서의 진술서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야당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후 예산위원회 집중심의와 당수토론 개최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이어지면서 국회 일정도 사실상 멈춘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총리가 화려한 시상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시민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국회가 공전하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집중 심의를 피하는 총리가 화려한 주얼리 시상식에서는 활짝 웃고 있다”라며 “이 절망적인 우선순위의 전도에는 불쾌함을 넘어 구역질마저 난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일본 국민을 괴롭히는 베스트 드레서상 같은 것은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다”며 “받고 있는 급여가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주요 언론사 8곳의 여론조사를 종합한 평균 지지율은 약 60%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국회 파행이 길어질수록 정치적 부담 역시 점차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총리의 시상식 참석 자체보다 시기와 우선순위가 더 큰 논란거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정상화가 지연되는 가운데 화려한 공식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 공개되면서 정치적 메시지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