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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P]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미국 정부가 신생아에게 투자 종잣돈을 지급하는 ‘트럼프 계좌(Trump Accounts)’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미국 증시에 새로운 장기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 지원금에 기업들의 기부까지 더해질 경우 올해 하반기 미국 주식시장으로만 최소 200억달러(약 27조원)의 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CNN과 CNBC 등 외신,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트럼프 계좌는 지난 4일부터 공식 운영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공동 오프닝 벨 행사에서 “아이들에게 정말 놀라운 혜택이 될 것”이라며 제도 출범을 선언했다.
트럼프 계좌는 18세 이하 미국 아동을 위한 장기 투자계좌다. 특히 2025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 사이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 신생아에게는 정부가 계좌당 1000달러를 지급한다. 부모나 법정대리인이 계좌를 개설하면 정부가 초기 투자금을 입금하는 방식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600만명의 아동이 트럼프 계좌를 개설했다. 이 가운데 정부 지원 대상인 신생아는 약 140만명이며, 나머지는 부모의 자발적인 납입이나 민간 기부 등을 통해 계좌를 만들었다.
이 제도의 핵심은 투자 자금이 미국 증시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트럼프 계좌에서는 개별 종목을 직접 사고팔 수 없으며, S&P500과 나스닥100 등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만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 재무부는 기본 투자상품으로 스테이트스트리트의 ‘SPDR 포트폴리오 S&P500 ETF(SPYM)’를 지정했으며, 향후 선택 가능한 ETF를 확대할 계획이다. 운용보수는 연간 투자금의 0.1% 이하로 제한돼 1000달러를 투자할 경우 연간 수수료는 최대 1달러 수준이다.
부모들은 로빈후드와 뉴욕은행(BNY)이 공동 개발한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를 통해 자녀 계좌를 관리할 수 있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계좌가 미국 증시에 새로운 매수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대형은행 웰스파고는 올해 하반기에만 약 195억달러(약 27조원)의 자금이 트럼프 계좌를 통해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권오성 웰스파고 수석 주식전략가는 “200억달러는 매년 401K(미국 퇴직연금)에 적립되는 금액의 약 3% 수준에 불과하지만, 대부분 3분기에 집중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영향력은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기존 퇴직연금이 채권과 해외 자산 등으로 분산 투자되는 것과 달리 트럼프 계좌는 미국 주식형 ETF에 투자되기 때문에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수급 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간 기업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델테크놀로지스의 마이클 델 회장과 부인 수전 델은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2025년 1월 1일 이전 출생의 10세 이하 어린이 2500만명에게 계좌당 250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도 200만명 이상의 어린이에게 스페이스X 주식 1주씩을 트럼프 계좌를 통해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 밖에도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 블랙록을 비롯해 컴캐스트, 마이크론, 인텔 등도 자사 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정부 지원금과 같은 규모의 추가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계좌가 단기적인 증시 부양책을 넘어 미국의 ‘장기 개인투자자’를 육성하는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생아 때부터 미국 대표 지수에 투자하는 구조인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 주식시장에는 안정적인 장기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