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반도체·서비스가 버텼다”…내수는 완만한 회복, 건설·고용은 여전히 부진

6월 경제동향 발표
AI 수요 힘입어 수출·설비투자 호조 지속
건설투자·제조업 고용은 회복세 더뎌


한국의 6월 수출이 사상 최초로 1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주력인 반도체가 400억달러 이상을 웃도는 실적으로 전체 수출을 견인한 가운데 무역수지 흑자 역시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돌파하며 양과 질 모두에서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거뒀다. 산업통상부는 6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70.9% 급증한 102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가 반도체 수출과 서비스업 호조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건설투자의 장기 부진과 제조업 고용 악화는 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지목했다.

KDI는 8일 발표한 ‘7월 경제동향’에서 “제조업 생산은 조정됐지만 반도체 수출과 서비스업이 성장세를 견인하며 경제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수출과 설비투자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0.9% 증가하며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AI 관련 수요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은 179.6%, 컴퓨터는 281.6% 급증했다. 석유제품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으로 3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30.1% 늘었지만 수출 증가폭이 더 커 무역수지는 361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생산은 서비스업이 버팀목 역할을 했다. 5월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을 중심으로 4.9% 증가하며 전월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반면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증가세가 둔화된 데다 자동차 부품업체 화재와 석유정제·화학제품 부진이 겹치며 0.9% 감소로 전환됐다. 제조업 재고율은 상승하고 평균 가동률은 하락하는 등 조정 국면이 이어졌다.

소비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5월 소매판매는 1.7% 증가했다. 승용차 판매가 일시적으로 부진했지만 정부 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준내구재와 비내구재 소비가 늘면서 전체 소비를 떠받쳤다. 숙박·음식점업 등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중심의 호조세가 지속됐다. 5월 설비투자는 9.7% 증가했으며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KDI는 기계류 수입 증가 등을 고려하면 반도체 중심의 투자 확대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건설경기는 여전히 부진했다. 5월 건설기성은 1.9% 감소해 감소폭은 다소 줄었지만 주거용 건축 부진이 이어졌다. 여기에 중동 정세와 고환율 여파로 건설비용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향후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KDI는 분석했다.

고용시장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5월 취업자는 전년보다 4만명 감소하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도 하락했다. 다만 서비스업 고용은 숙박·음식점업 개선 등에 힘입어 증가세를 유지했다.

물가는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6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3.2% 상승했다. 석유류 가격이 여전히 물가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근원물가도 2.5%를 유지했다. KDI는 중동 긴장 완화로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원유 도입단가는 시차 효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물가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