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임차점포 대주단협의체 만든다 [H-EXCLUSIVE]

금감원, 홈플 임차점포 대주단 간담회
은행 등에 대주단 협의체 구성 제안
만기연장·상환유예로 재구조화 도모




금융당국이 홈플러스 임차점포에 자금을 공급한 금융권에 대주단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홈플러스가 임대료를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 사업장 부실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대주단 협의 하에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홈플러스 임차점포에 자금을 공급한 은행들을 소집해 ‘대주단 간담회’를 진행했다.

참석한 은행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은행들에 대주단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대주단 내에서 협의를 통해 사업장 재구조화에 나서달라는 취지다.

예컨대 당장 이자를 내지 못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이자 상환을 유예해 주거나,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사업장은 대출 만기를 연장해 주는 식으로 재구조화가 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달라는 의미로 읽힌다.

선순위 채권단이 자산 회수에 나서면 사업장 자체가 흔들릴 수 있고 그 여파가 후순위 금융사로까지 번지며 피해가 도미노처럼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통상 은행권이 선순위, 캐피탈이나 저축은행 등이 후순위 채권자다.

모 은행 관계자는 “당장 사업장 디폴트가 일어나면 선순위 채권자들은 손해 없이 자산을 회수할 수 있겠지만 후순위 채권자는 그렇지 않다”며 “대주단 협의체를 통해 사업장 연착륙을 해달라는 의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2023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쇄 부실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대주단 협의체를 구성한 경험이 있다. 대주단에 속한 금융회사 3분의2만 동의하면 나머지가 반대하더라도 관련 대출의 만기 연장을 해줬다. 4분의3 이상의 동의를 얻을 경우 대출 금리 인하나 신규 자금지원도 이뤄졌다.

당국은 채권단이 홈플러스 임차점포의 활용도 변경 등 이른바 재구조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리스크가 커질 수 있음에도 담보권 실행이나 사후 관리를 하지 않는 게 배임 문제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은행을 시작으로 여신전문금융업계 등 업권별 대주단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자금 흐름이 악화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점포를 임대 사업자에게 매각하면서 다시 임차인으로 들어가는 ‘세일 앤 리스백’을 단행했다.

임대 사업자 대부분이 자산 매입 목적으로 결성된 특수목적법인(SPC)이며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해당 SPC에 펀드나 리츠 방식으로 자금을 댔다. 5대 은행의 관련 익스포저는 약 1조원, 전 금융권은 3조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서상혁·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