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피까지 뽑으며 年 30억 썼는데”…‘회춘’ 꿈꾼 억만장자, 불치병 판정

[넷플릭스]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죽지 않기(Don’t Die)‘를 목표로 수백억원을 들여 노화 역행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 브라이언 존슨이 완치법이 없는 자가면역질환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과거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10대 아들의 혈액을 수혈받는 실험까지 했던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질환을 직접 공개한 것이다.

6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브라이언 존슨(50)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다. 내 위가 스스로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해당 질환을 진단받았다고 설명했다.

그가 공개한 병명은 자가면역위염(autoimmune gastritis)이다. 의학계에 따르면 자가면역위염은 외부 감염이 아니라 면역체계가 자신의 위 점막 세포를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위산을 분비하는 위벽 세포가 파괴되면서 위산 생성이 줄고 위 기능이 저하된다.

이 질환은 철분 흡수를 방해해 결핍성 빈혈을 유발할 수 있으며, 만성 염증이 지속될 경우 위암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희귀질환으로 분류되지만 정확한 유병률은 알려져 있지 않다. 존슨은 “2~5% 사람이 이 질환을 갖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질환의 원인이 어린 시절 설탕이 많은 시리얼과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었던 식습관이나, 20대 초반 건강이 악화되고 체중이 늘었던 시기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현재 의학계에서는 자가면역위염이 음식 섭취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존슨은 “자가면역위염은 영양 결핍, 빈혈, 그리고 장기적으로 암 위험 증가를 초래한다”며 “현재 의료 시스템은 이 질환이 발견되면 사실상 손을 놓는다. 아무리 심각하거나 치명적일 수 있어도 관리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혈액 검사를 통해 위 점막을 공격하는 면역세포를 찾아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어 “이들을 식별하면 해당 세포를 억제할 치료 경로를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이언 존슨은 2013년 자신이 창업한 결제 처리 회사를 8억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에 매각한 뒤 노화 방지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왔다. 매년 약 200만달러(약 30억원)를 들여 의료진과 연구팀을 운영하며 각종 검사와 식단, 운동, 수면 관리 등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자신의 심장은 37세, 피부는 28세, 폐 기능은 18세, 잇몸은 17세 수준이라고 주장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2023년에는 노화된 세포를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10대 아들의 혈액을 수혈받는 실험을 진행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그는 해당 실험이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했다며 직접 실패를 인정하기도 했다.

이번 진단은 첨단 기술과 막대한 자금으로 노화를 늦추려는 ‘바이오해킹’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첨단 건강관리와 정밀 검사를 지속해온 존슨조차 자가면역질환을 피하지 못하면서, 노화 지연과 질병 예방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