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서 유조선 2척 피격…카타르·사우디, 배후로 이란 지목

7일 오만 쪽 항로로 해협 통과하려던 유조선 2척 피격
국제사회 비난 가중…이란 “당혹스러운 일” 반박
오만 쪽 항로 이용 견제해 오던 이란
“조율되지 않은 항로 이용은 안전 통항 촉진 노력 방해” 주장도

컨테이너선이 아랍에미리트(UAE) 호르 파칸 항구에 도착하는 모습. UAE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려던 선박이 피격당하는 일이 발생하자,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 페르시아만으로 향할 수 있도록 호르 파칸 항구를 확장하기로 했다. [EPA]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지난 7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 2척이 피격된 것을 두고,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그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지목하며 강력 항의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7일(현지시간) 자국 주재 이란 부대사를 초치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면서 이란에 “역내 안보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국제 해상 운송 및 글로벌 에너지 공급의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를 삼가라”고 경고했다.

이는 전날 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카타르 선적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알레카야트호가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에 대한 항의 조치다. 알레카야트호는 기관실에 화재가 발생해 폭발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제드 알 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알레카야트호 피격 사건에 대해 “이번 사건은 국제 항행 보안과 글로벌 에너지 공급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이자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이란을 향해 “역내 안보와 해상 항행을 위협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안사리 대변인은 “이번 공격과 그에 따른 모든 피해 및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은 전적으로 이란에 있다”고 재차 이란에 경고하기도 했다.

사우디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자국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규탄하고, 이란에 국제 해상 항행 및 글로벌 에너지 공급 위협 행위를 중단하라고 지적했다. 사우디의 초대형 유조선 웨디얀호도 전날 밤 피격됐다.

사우디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과 그로 인한 파장에 대한 책임은 모두 이란에 있다”며 웨디얀호 피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이란은 카타르와 사우디의 반발에 발뺌을 하면서도, 안전하게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려면 자국이 안내하는 항로를 따라야 한다고 항변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카타르가 선박 피격의 배후로 자국을 지목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운 일이며 선린 우호 원칙에 어긋난다”며 “이런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고 도리어 억울한 입장임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어 “이란과 조율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거나 선박 추적 장치를 조작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촉진하려는 이란의 노력을 방해하는 것으로 위험하다”면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필요한 조치와 양해각서(MOU)에 따른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중앙을 지나는 항로는 이란이 설치한 기뢰로 인해 사용할 수가 없다. 기뢰를 피해 해협을 빠져나오려면 이란 연안이나 오만 연안 쪽으로 바짝 붙어 항해해야 하는데,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대다수의 선박이 오만 연안 쪽을 택해 항해했다. 오만 연안 쪽 항로는 미군이 안내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에 이란은 반발하며, 안전한 해협 항행을 위해서는 자국의 안내에 따른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날 “역내 국가 및 해운사들은 MOU에 위배되는 행동을 삼가라”며 자국의 안내에 따를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