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증거인멸’ 강력팀장 직위해제…서장 등 6명 대기발령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씨가 5월 14일 오전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혐의로 지난달 2일 구속기소된 장윤기(23)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증거 인멸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시 사건을 담당한 수사팀과 지휘부가 무더기로 직무에서 배제됐다.

7일 경찰청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장윤기 사건 당시 광산경찰서장·형사과장 등 지휘관 2명과 사건을 수사한 1개 수사팀원 4명 등 총 6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날 오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팀장 A 경감에 대해서는 관련 의혹을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 업무 배제에 이어 직위해제 조치했다.

경찰은 수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형사과 지원팀장이 팀장 직무대행을 맡도록 했으며, 기존 5개 팀 5교대 근무 체계를 4개 팀 전일제 근무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A 경감은 지난 5월 5일 사건 발생 직후 장윤기가 사용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케이블타이와 리얼돌(여성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등 주요 증거물을 확보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A 경감이 장윤기가 범행 전후 사용한 SUV의 내부를 촬영한 채증 영상을 팀원에게 삭제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의 공정성·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담당 수사팀을 업무에서 배제했다”며 “본청 차원에서 꾸려진 전담 수사팀이 관련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 경감의 증거인멸 혐의만 수사하고 있으나, 검찰은 수사팀과 장윤기 아버지 간 정보 공유(공무상비밀누설) 등 경찰 수사 전반에서 드러난 여러 의혹을 총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관이 저지른 범죄 행위는 검찰과 경찰이 각각 수사할 수 있다. 경찰은 48시간인 체포 시한을 고려해 이날 오전 A 경감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고, 검찰의 영장 청구 여부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