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온라인 플랫폼들도 허위정보 조치해야
정부 기조 반영했지만 기준 모호 ‘오남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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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이른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으로 불리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7일 시행되는 가운데 표현의 자유 위축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법이 말하는 허위·조작 정보의 개념도 분명치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법 해석에 일관성이 떨어질 수 있단 우려가 이어진다.
개정안과 동법 시행령을 보면 허위조작 정보와 혐오·차별 정보를 불법 정보로 정의하고 이를 유통하면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소셜미디어(SNS) 채널 게시물과 온라인 언론 기사가 포함된다.
일평균 이용자가 100만명 이상인 대규모 플랫폼(네이버·유튜브 등)은 불법·허위조작정보 신고를 받는 창구를 마련해야 하고 삭제 또는 차단, 노출 제한, 계정 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개정 정통망법은 허위정보 유포에 강경 대응하겠단 정부의 기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이번 정부 들어 허위정보 유통을 규제하는 입법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4일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일베’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5·18민주화운동과 같은 과거사 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혐오 정보를 불법 정보로 규정하고 형사처벌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예상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언론을 ‘입틀막’ 하려는 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법 시행을 앞두고 온라인상에서는 반대 여론이 확산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는 지난 5월 26일 개정 정통망법의 시행 철회를 촉구하는 청원이 접수돼 14만명이 넘게 서명했다. 이 청원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넘겨진 상태다.
시민사회와 언론계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참여연대는 “공공의 이익 침해라는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이유를 근거로 정보 유통을 금지하고 있으며, 플랫폼 기업에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해 사적 검열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무엇보다 언론보도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해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위축시킬 거란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성명을 통해 “개정법으로 인한 언론과 표현의 자유 침해 소지는 여전하다”면서 “권력자들의 ‘입막음 소송’을 막기 위한 절차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청도 이에 발맞춰 허위정보 유포 단속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TF는 6일 언론 공지를 통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반도체 초과이익 공유제를 위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과급 백지화 ▷중동전쟁 원유 공급 문제 등 관련 허위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29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5명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전기통신기본법 제84조의2 등을 적용해 허위정보 유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조항은 다른 사람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취하거나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목적으로 통신을 이용한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개정 정통망법에는 별도의 벌칙 조항이 담기지는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다만 개정법 시행에 따라 관련 신고가 접수될 경우 피해 구제 절차를 안내할 수 있도록 일선에 관련 지침을 배포했다”고 말했다
허위정보 단속 수사에서 표현의 자유 보장과 허위정보 대응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쟁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악의적인 목적을 갖고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허위정보라는 걸 입증해내는 것이 수사기관의 몫”이라며 “표현의 자유의 영역을 건드리게 돼 까다롭다”고 했다. 이어 “정부 정책과 관련한 허위정보는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와 달리 개별 피해자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허위정보가 정부 업무를 방해하거나 공적 기능에 어떤 피해를 초래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개정 정통망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론으로 법 개정을 추진해 관련 조항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