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아버지가 아들 증거 인멸이라니…경찰청 “처벌 못해도 징계는 가능”[세상&]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경찰청이 7일 현직 경찰관이 가족이 얽힌 사건 관련 증거를 인멸했을 때 친족 불처벌 특례로 형사 처벌할 수는 없으나 징계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일면식 없는 이채원(16) 양을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혐의로 지난달 2일 구속기소된 장윤기(23)의 아버지이자 광주경찰청 소속 장모 경감이 아들의 범행 증거를 폐기한 정황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장 경감은 당시 아들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관과 수차례 연락하며 수사 진행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도 나타나 수사팀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됐다. 현직 경찰관 가족에 대한 수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논란이 확산하자 경찰청은 이날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경찰청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가족이 사건의 증거를 인멸했을 때 형법적으로는 친족 특례가 적용되지만 그 가족이 경찰인 경우 국가공무원법, 경찰공무원 징계령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징계 조치한다”고 했다.

또 경찰청은 “2020년 마련된 ‘경찰 반부패 종합 대책’의 일환으로 운영 중인 사건문의 금지 제도를 통해 담당 수사관에게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문의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이를 위반 시 징계 처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2024년 시행된 ‘수사정보 유출 방지 종합 대책’에 따라 수사정보 유출자에 대해 수사 배제, 수사 부서 퇴출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도 했다.

끝으로 경찰청은 “장윤기 사건을 통해 확인되는 문제점들을 분석해 경찰관 친족 관련 사건 처리의 투명성을 높일 추가 대책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청은 전날 광주청에 국가수사본부 소속 수사관을 투입해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팀’을 편성하고 장 경감과 당시 수사라인의 비위뿐 아니라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본격 수사에 착수한 특별수사팀은 이날 오전 장윤기 사건을 맡았던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별수사팀은 당시 수사 담당자가 범행에 이용된 케이블타이 등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