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장윤기 사건’ 내사 거쳐 경찰관 다수 이미 입건…경찰보다 먼저 수사 착수

‘여고생 흉기 살인’ 장윤기(23) 씨가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른바 ‘장윤기 사건’의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기밀누설 및 증거인멸 등 의혹과 관련, 검찰이 경찰보다 먼저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광주지검 등에 따르면 체포 이후부터 송치까지 장윤기 사건을 전담한 광주 광산경찰서를 이날 압수수색한 검찰은 나흘 전인 지난 3일 관련 경찰관 다수를 이미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장윤기 송치 후 보완수사 중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아버지와 담당 수사팀 간 유착 정황을 의심스럽게 본 검찰은 지난주 내사(입건전조사)를 거쳐 공식 수사 착수에 나섰다.

경찰관 다수가 입건된 당일은 장윤기 사건의 주요 증거물인 ‘리얼돌’의 경찰 과학수사 보고서가 결과 통보 약 6주 만이자, 언론 취재 후 검찰에 송치된 시점과 맞물린다고 볼 수 있다.

경찰청도 이때를 기점으로 ‘장윤기 사건’ 처리 전반에 대한 수사 감찰에 나섰다.

경찰의 감찰 조사가 수사로 전환된 건 검찰보다 사흘 늦은 지난 6일이다.

장윤기 담당 수사팀장이었던 광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A 경감의 증거인멸 의혹이 감찰 과정에서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경찰은 A 경감의 증거인멸 혐의만 수사하고 있지만, 검찰은 수사팀과 장윤기 아버지 간 정보 공유(공무상비밀누설) 등 경찰 수사 전반에서 드러난 여러 의혹을 총체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A 경감을 전날 긴급체포한 경찰은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신병 확보 절차에 대해선 검찰보다 속도를 낸 것이다.

법무 장관 “검찰 보완수사 단계서 성범죄 의도 밝혀”


한편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그의 아버지와 수사팀 간 유착 의혹 등 파장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까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윤기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 신분으로 주요 증거를 인멸했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은 “다행히 경찰 수사에서 압수되지 않았던 해당 증거들의 존재 사실을 검찰의 보완수사 단계에서 확인해 장윤기의 성범죄 의도를 밝혀냈고, 당초 경찰이 송치했던 단순 살인이 아닌 ‘강간목적살인죄’ 등으로 재판에 넘긴 바 있다”며 “단순 살인은 징역 5년까지 하한선이 있지만, ‘강간목적살인죄’는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 선고만 가능할 정도로 두 죄의 형량 차이는 매우 크다”고 했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 “현직 경찰관인 아버지가 중요 증거를 인멸했음에도 곧바로 제재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현재 우리 법은 증거인멸죄에 있어 가까운 친족이 이를 범한 경우 ‘친족 특례’로 처벌을 면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가족을 감싸고자 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혈연적 본성을 사법 관점에서 고려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다만 지난해 12월 유사한 취지로 가족 간 절도, 사기 등 재산범죄의 처벌을 면제해주던 친족상도례 규정도 시대적 흐름에 맞춰 폐지한 만큼, 이 특례 역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없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