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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검찰이 생후 9개월 딸을 방임해 영양 결핍으로 사망하게 한 20대 친모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7일 인천지법 형사14부(손승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29) 씨에게 징역 30년과 출소 후 5년간 보호관찰 등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장기간 피해 아동을 제대로 양육하지 않고 방임해 아이가 2개월간 정신적, 신체적 고통에 시달리다가 숨졌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아이 상태를 충분히 인식했는데도 마치 아이가 없는 듯 개인 생활을 영위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피해 아동은 울음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했지만 결코 전달되지 않았다. 피고인은 양육 의무가 있는 엄마로서 자기 행동에 대해 충분히 인식했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반성 기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폭력성과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한 방임을 해 아동학대범죄 재범 우려도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수사 과정 중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만 보이는 등 전반적인 태도가 쉽게 개선될 것 같지 않아 보호관찰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A 씨 변호인은 전체지능점수 75인 A 씨가 생활고와 양육 스트레스로 우발적인 행동을 했을 뿐 고의는 없었다고 했다.
아이 상태가 나쁜 상황에서 통원 치료를 미룬 일도 A 씨가 자기 행위가 아이에게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판단할 능력이 없었다는 의견이다.
또 “A 씨는 두 아이 친부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하고 수급비에 기대 생활했다”며 “이 사건은 고의를 가진 잔혹 범죄가 아닌, 사회 안전망 부재로 인해 취약한 미혼모가 양육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A 씨도 최후 진술을 했다.
A 씨는 “경솔한 제 선택이 제 인생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며 “아기에게 해선 안 될 죄를 저질러 깊이 반성하고 있다.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했다.
그는 “변화 의지를 믿어주시고 관대한 처분을 내려주시면 이게 끝이 아님을 명심하고 행동으로 모범이 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법정에서 일부 공개된 A 씨 자택 홈캠 영상에는 그가 생후 19개월 된 B 양에게 소리를 지르는 장면 등이 담겼다.
지난 1월28일 영상 속 A 씨는 우는 B 양에게 “야, 일어나, 말 안 듣냐”며 “손모가지 분질러줄까” 등 거친 발언을 했다.
다른 날에도 토하듯 기침하며 우는 B 양에게 “방 치우라고 했지”, “사고 치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등의 호통을 쳤다.
A 씨는 지난 3월4일 인천시 남동구 주택에서 둘째 B 양에게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아 숨지게 하고, 첫째 딸을 2차례 신체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부검 결과 B 양은 영양 결핍과 탈수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B 양은 사망 당시 생후 19개월이었는데, 체중은 4.7kg이었다. 같은 연령 여아의 평균 몸무게인 10.4kg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숫자였다.
검찰 조사 결과 A 씨는 평소 B 양을 낳은 일을 후회하며 양육을 귀찮게 여긴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월부터는 그에게 우유나 이유식도 제대로 주지 않고 방에 방치했으며, 최대 67시간 동안 음식을 주지 않았다.
B 양이 숨지기 직전인 2월28일부터 닷새간은 총 120시간 중 92시간을 B 양 홀로 집에 둔 채 놀이동산과 찜질방 등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이자 한부모 가구로 매달 생계급여와 아동수당 등 월평균 300만원이 넘는 공적 지원을 받았다. 취약계층을 위한 ‘푸드뱅크’에서도 매일 식재료를 가져갔다.
그러나 A 씨는 이 지원금 중 일부로 매달 뮤지컬 회원권을 사거나 후원금을 내고, 자택에도 개 2마리 사체와 배설물, 담배꽁초 등을 방치했다.
한편 지난 달 23일 당시 인천지법 형사14부 심리로 열린 3차 공판에서는 A 씨의 집 내부와 B 양의 사진도 공개됐다.
A 씨 집 곳곳을 찍은 사진에는 물건이 사방에 어지럽게 널린 모습이 담겼다. 부엌 싱크대에는 씻지 않은 그릇이 가득했고, 분유가 얼마 줄지 않은 분유통도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당시 검사는 “B 양은 또래보다 현저히 신체 발육이 느린 상태였다”며 “개봉된 분유의 줄어든 양을 분석한 결과 실제 B 양에게 줬다는 분유 양도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발육 상태와 개월 수에 충분치 않은 양이었다”며 “홈캠 분석 결과 B 양은 항상 방에 있고 피고인은 주로 안방과 거실에서 생활한다. 분유를 주러 들어가지 않는 이상 (방에)들어가지 않았다”고 했다.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던 A 씨는 홈캠 영상에 재생되자 당시 상황을 또렷히 설명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침묵했다.
경찰은 지난 3월4일 친척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숨진 B 양을 발견한 후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살인의 고의가 없을 때 적용하는 아동학대치사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 징역형이지만, 고의성이 인정되는 아동학대살해죄가 적용되면 사형·무기징역이나 7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