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사례, 인과관계 입증 어렵다”
9일 공청회서도 정부입장 전달 예정
한국무역협회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제노동’ 관련 추가 관세 추진에 대해 시행 유예 또는 세율 인하를 공식 요청했다.
무협은 6일(현지시간) 윤진식 회장 명의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12.5% 추가 관세 부과를 재고해달라며 시행을 유예하거나, 유예가 어렵다면 추가 관세율을 10%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무협은 의견서에서 “특정 한국 제품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원자재를 사용해 미국 기업에 중대한 피해를 입혔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요청 근거를 밝혔다.
또 “공식적인 강제노동 수입 금지 조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광범위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경제적 이익,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관련 국제조약을 비준하고 국내법을 통해 강제노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많은 한국 기업들도 강제노동 연루 상품 거래를 금지하는 내부 정책과 행동강령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협은 또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확대가 미국 제조업 기반 강화와 일자리 창출, 공급망 안정에 기여해왔다며 미국 내 투자와 생산에 투입되는 한국산 중간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오히려 공급망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협은 그러면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시행을 유예해 양국이 상호 협력과 규제 정합성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시행을 연기할 수 없다면 추가 관세율을 10%로 인하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USTR은 앞서 강제노동 수입 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거나 이를 약속한 국가들에 대해선 10% 관세를 부과한다고 예고했는데, 무협이 관세 부과가 불가피할 경우 이와 동일한 관세를 한국에도 적용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아울러 강제노동 연루 위험이 낮거나 미국 상거래에 중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제품, 강제노동 관련 엄격한 내부 통제 정책을 시행하는 기업의 제품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USTR은 지난 3월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과잉생산’과 ‘강제노동’ 관련 조사에 착수했고, 한국은 두 분야 모두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USTR은 지난달 강제노동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거래를 막지 못한 60개 경제권의 수입품에 대해 10% 또는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예고한 12.5% 추가 관세가 확정될 경우 향후 과잉생산 관련 관세까지 더해져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담이 기존 상호관세(15%)를 웃돌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오는 9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USTR 공청회에 참석해 정부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다. 서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