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 美 소비재 전자신고 의무화 앞두고 수출기업 지원 강화

8일부터 CPSC 규제 제품 전자신고 의무화
아태 수출기업 64% “아직 준비 못 끝내”
디지털 배송 플랫폼에 신고 기능 연동


페덱스 직원이 고객에게 배송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페덱스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미국으로 어린이 제품이나 생활용품, 소비자 전자제품 등을 수출하는 기업의 통관 절차가 한층 까다로워진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전자신고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관련 데이터를 사전에 준비하지 못한 기업은 통관 지연이나 반입 거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페더럴 익스프레스 코퍼레이션(페덱스)은 오는 8일부터 시행되는 CPSC 전자신고 의무화에 맞춰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 지원을 강화한다고 7일 밝혔다. CPSC는 규제 대상 소비재의 적합성 인증 정보를 미국 세관 시스템에 전자 방식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eFiling 제도를 시행한다.

새 제도는 어린이 제품, 가정용품·가구, 소비자 전자제품 등 CPSC 규제를 받는 제품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수입업체에 적용된다. 통관 때 제품 안전 인증과 관련한 데이터를 전자 문서로 제출해야 하며, 제품 정보를 사전에 등록한 경우에는 일부 항목을 줄인 간소화 방식도 활용할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미국행 선적 이전 단계부터 제품 정보와 인증 데이터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변화가 크다. 제품별 안전 기준 적용 여부, 인증서 정보, 제조·시험 관련 데이터가 미리 정리되지 않으면 통관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

미국 통관 환경은 CPSC 규제 외에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최근 국제우편을 제외한 방식으로 들어오는 800달러 이하 소액 수입품에 대한 면세 적용을 무기한 중단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전자상거래와 중소 수출기업의 통관·관세 부담이 함께 커지는 흐름이다.

미국은 한국 소비재의 주요 수출 시장이다. 페덱스에 따르면 올해 1~5월 화장품, 패션·의류, 농수산식품, 생활·유아용품 등 한국 중소기업의 4대 유망소비재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한 95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미국 수출액은 16억80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페덱스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아시아태평양 12개 시장에서 고객 대상 웨비나를 열었다. 중소기업부터 다국적 기업까지 5000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규제 대상 제품을 확인하는 방법, 필수 데이터 준비 절차, 통관 지연을 줄이기 위한 실무 대응 방안 등이 안내됐다.

웨비나 이후 진행한 설문에서는 기업들의 준비 수준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으로 소비재를 수출하는 아시아태평양 기업의 64%가 새 규정에 대한 준비를 완료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28%는 요건을 알고 있지만 아직 별도 조치를 하지 않았고, 18%는 미국 수출 과정에서 상당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일정 수준 이상 준비가 됐다고 응답한 기업은 36%였다. 완전히 운영 가능한 상태라고 답한 기업은 전체 응답자의 15%에 그쳤다. 새 규정이 시행된 뒤에는 제품 안전 데이터와 전자 문서 기준, 인증서 참조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 통관 지연, 과태료, 반입 거부 등을 겪을 수 있다.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은 명확한 규제 정보였다. 응답 기업들은 새 규정 대응에 필요한 요소로 규제 대상 제품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32%), 데이터 사전 검증을 위한 디지털 도구(23%), 적용 대상과 등록 절차, 제출 서류를 쉽게 설명한 가이드(19%)를 꼽았다.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지원 수요도 컸다. 최신 규제 정보와 가이드를 제공하는 통합 정보 플랫폼(31%), 문서 작성과 규정 준수 절차를 간소화하는 디지털 업무 흐름(27%), 통관·무역 규정 전문가 지원(17%) 순으로 필요성이 높게 나타났다.

페덱스는 자사 온라인 배송 시스템에 CPSC 전자신고 기능을 추가해 기업들이 기존 배송 절차 안에서 제품 안전 인증 데이터를 제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일반 신고 방식은 물론 CPSC 제품 등록 시스템에 미리 등록한 제품에 적용되는 간소화 신고 방식도 이용할 수 있다. 또 규제 대상 제품 확인, 필수 데이터 준비, 제품 등록 절차에 대한 단계별 가이드와 함께 통관·무역 규정 전문가 상담, 최신 규정 안내, 교육 자료도 제공한다.

살릴 차리 페덱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장은 “이러한 규제 변화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기업에게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페덱스는 고객이 새로운 규정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글로벌 비즈니스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