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홈플러스 관련 펀드 자금도 9000억원 육박
구매대금 선지급한 카드사들도 돌려받기 어려울 듯
신보 대금 미정산 기업에 3000억 특례보증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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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5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점포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서상혁·김은희·유혜림·정호원 기자]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홈플러스가 사실상 파산 수순에 들어가면서 금융권의 자금 회수 가능성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홈플러스에 공급한 직접 여신 약 1000억원에 대해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손실 처리를 마쳤으며, 점포 인수에 투입된 펀드 자금에 대해서도 회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결제대금을 선지급한 카드사들 역시 관련 충당금 적립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홈플러스 대출액은 1027억원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 본사에 직접 공급한 대출이다. 나머지 5대 은행 중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이들 3개 은행은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들어간 직후인 지난해 6월 해당 채권을 모두 상각했다. 홈플러스로부터 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장부상 손실로 처리한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부실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부터 대손충당금을 꾸준히 쌓아왔다”며 “직접 여신을 공급한 은행들은 모두 후순위 채권자여서 파산 이후 자산 매각이 진행되더라도 회수 가능한 금액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직접대출 이외에도 홈플러스 점포 매입을 위한 펀드와 리츠 등에 자금을 투입했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의 관련 자금은 약 9000억원으로 전해졌다. 카드사 등 전 금융권으로 넓히면 약 3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 자금은 홈플러스가 아닌 홈플러스 점포를 인수한 특수목적법인(SPC)에 투입된 만큼 당장 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다만 임차인인 홈플러스가 임대료조차 제대로 납부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해당 펀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이에 일부 금융사들은 투자금 회수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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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금융사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임대료를 내지 못하니 새 임차인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금융사로서는 해당 자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배임에 걸려들 수 있으니, 출구전략을 찾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향후 회수 규모나 시기는 사업장의 자산가치나 담보, 채권 순위, 사업진행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에 구매전용카드를 공급해 온 카드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업이 협력업체에 지급할 외상대금을 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사가 이를 선지급한 뒤 홈플러스로부터 회수하는 구조로, 카드사가 해당 기업의 신용위험을 직접 떠안는다.
가장 노출이 큰 곳은 롯데카드다. 롯데카드는 홈플러스와 마찬가지로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말 기준 홈플러스 관련 채권 전액인 793억3000만원을 ‘추정손실’로 분류하고, 대손충당금 204억원과 대손준비금 589억원으로 나눠 적립했다. 이 가운데 대손충당금은 회계상 비용이어서 손익에 반영되지만, 대손준비금은 이익잉여금에서 떼어 쌓는 자본 성격이라 손익에는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다.
채권을 장부에서 아예 지우는 ‘상각’ 여부에 대해 롯데카드는 “회생 폐지가 확정돼 파산 절차로 넘어가는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카드대금을 기초로 발행된 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도 약 4019억원 수준이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가 각각 2000억원, 신한카드가 200억원 상당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는 카드사 자산의 손실로 이어지진 않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는 이미 구매대금 정산을 마쳤기 때문에 해당 ABSTB의 손실이 카드사 자산의 손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직접 보유한 구매전용카드 채권이 없는 만큼 홈플러스 회생 폐지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이나 실적 영향도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와 거래해 온 협력업체로 위험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날 은행권과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를 소집해 영세·중소 협력업체 피해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한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신보는 회생절차 폐지로 납품대금 미정산이 장기화될 가능성 등에 대비해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중소·중견기업에 위기대응 특례보증을 통해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대 3000억원 규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