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 채용에 막힌 청년들…“일경험도 바늘구멍, AI 교육 더 늘려야”

경사노위 첫 ‘청년 라운드테이블’
청년고용률 43.8%, 5년 연속 하락
“인턴도 바늘구멍, 교육 많은데 취업 연결 안 돼”
AI 활용 교육 확대·취업 연계형 일경험 강화 요구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채용 게시판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기자] “정규직으로 바로 취업하기가 갈수록 어려워 인턴이나 일경험을 준비하지만, 그것조차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청년들은 취업난의 핵심 원인으로 ‘경력직 중심 채용’을 꼽았다. 인턴과 일경험 프로그램마저 경쟁이 치열해 노동시장에 첫발을 내딛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 활용 역량을 높이는 교육과 함께 교육이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는 취업 연계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청년일자리 희망위원회는 7일 이런 내용의 첫 ‘청년 라운드테이블’ 결과를 공개했다. 전날 서울청년센터 금천 청춘삘딩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취업 준비 청년들이 참석해 채용시장 변화와 정책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간담회는 악화하는 청년 고용시장에 대한 위기의식 속에서 마련됐다. 올해 5월 청년고용률은 43.8%로 2022년 이후 5년 연속 하락했고, 청년 실업률은 7.2%로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비경제활동인구도 412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늘었다.

청년들은 취업 준비 과정부터 높은 장벽을 체감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마다 요구하는 역량과 채용 기준이 달라 준비해야 할 것이 지나치게 많고, 탈락 이후에도 피드백을 받기 어려워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취업이 늦어질수록 소득이 없어 경제적 부담도 커진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경력직 채용 확대가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규직 취업이 어려워 인턴과 일경험을 선택하지만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하고 어렵게 경험을 쌓아도 채용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즉시 업무가 가능한 경력자를 선호하면서 신입은 경력이 없어 채용되지 못하고, 경력이 없어 다시 취업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청년들은 AI 시대에 맞는 취업 지원도 요구했다. AI가 일부 일자리를 대체하는 흐름은 피하기 어려운 만큼,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AI를 얼마나 빠르게 익히고 활용하느냐라고 강조했다. 누구나 쉽게 AI를 배울 수 있는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디지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직업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정부의 청년 지원사업은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질적인 취업 연결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의 자기소개서 첨삭과 진로 탐색 프로그램은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됐지만 참여자의 적극성을 높일 수 있는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K-디지털 트레이닝 등 직업훈련도 교육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턴과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취업 연계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단기 일경험 사업 역시 체험에 그치지 않고 정규직 취업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년들이 바라는 좋은 일자리의 기준도 단순히 높은 임금이 아니었다. 참석자들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고용안정과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이 보장되는 근무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사노위 청년일자리 희망위원회는 이번 라운드테이블에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AI 대응 청년 취업 지원, 현장 중심 직업훈련과 일경험 확대, 중소기업 청년 근로환경 개선, 지역 청년 생활안정 지원 등을 중심으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