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캐나다 잠수함 결과 존중”…기술력 대등에도 ‘나토’ 못 넘어

독일 TKMS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전략적 여건 불리 넘어서지 못해”


지난 24일(현지시간)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 3000톤급)이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 참가를 위해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 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방위사업청이 60조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수주 실패와 관련해 기술력 측면에서는 독일과 대등한 경쟁을 펼쳤음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중심의 지정학적 환경이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방사청은 7일 “캐나다 정부가 발표한 CPSP 결과를 존중한다”면서도 “정부와 기업이 최선을 다해 준비한 만큼 기대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다”고 입장을 밝혔다. CPSP 사업은 최대 60조 원 규모로, 캐나다 해군의 노후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캐나다 정부는 6일(현지시간) 차기 잠수함 건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을 선정했다. 한국은 방사청을 중심으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을 구성하고, 국방부·해군·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수주에는 결국 실패했다.

방사청은 이번 수주전의 의미에 대해 “과거 독일로부터 잠수함 기술을 도입했던 대한민국이 잠수함 원조국과 성능과 납기 등 모든 면에서 대등하게 경쟁했다는 점은 우리 방산 기술력의 비약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 “이번 경쟁과정에서 도산안창호함은 태평양을 가로질러 캐나다까지 횡단하는 장거리 항해능력, 작전 지속성 및 안정성을 입증했다”며 “이는 K-방산의 역량을 캐나다 넘어 글로벌 방산시장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나토와의 안보 협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해 왔으며, 독일은 나토 잠수함 전력의 약 70%를 공급하는 핵심 국가다. 캐나다가 독일·노르웨이와의 잠수함 공동 운용 가능성까지 고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나토 정상회의 참석 직전 발표가 이뤄지면서, 이번 결정이 범대서양 안보 협력 강화와 맞물려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방사청은 “전략적 여건의 불리함을 넘어서지는 못했다”고 평가하며 나토 비회원국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다만 “이번 경험을 단순한 실패로 남기지 않고 방산 4강 도약을 위한 교훈으로 삼겠다”고 했다.

방사청은 방산 4강 도약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전환과 현지화 전략 강화를 제시했다. 방사청은 “신속한 방산 AI 대전환을 통해 기술 격차를 확보하고, 주요 시장에 대한 획기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진입을 확대하겠다”며 “이번 과정에서 형성된 캐나다와의 협력 관계도 지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이번 CPSP 입찰 과정은 한국 잠수함의 기술력과 한–캐 방산협력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계기였다”며 “방사청은 이번 경쟁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교훈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향후 대형 방산수출 전략을 더욱 발전시키고,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선정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단계로, 최종 계약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차순위 입찰자와의 협상 가능성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