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억 받아도 월세 내면 빠듯”…생활비도 부족하다는 ‘부자 도시’ 무슨 일

[연합]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연봉 3억원을 받아도 집값과 월세가 넉넉하지 않다.”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에 인재와 자금이 몰리면서, 고소득 테크 종사자들조차 치솟는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AI 투자 열풍이 이어지면서 샌프란시스코의 주거비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AI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인재를 확보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원래 미국에서도 집값이 가장 비싼 도시 가운데 하나였지만, AI 산업 성장세가 더해지며 주택시장 과열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사회경제연구위원회(C2ER)의 최신 생활비 지수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생활비는 미국 평균보다 65.6% 높았다.

주택 가격 격차는 더욱 두드러졌다. 샌프란시스코의 중위 주택가격은 170만달러(약 26억원)로 미국 전체 중위가격인 45만달러(약 6억9000만원)의 세 배를 훌쩍 넘어섰다.

임대료 역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코스타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아파트의 평균 월세는 3827달러(약 586만원)까지 치솟았다.

나이절 휴스 코스타 선임연구원은 샌프란시스코의 월세에 대해 “마치 빠르게 달아오르는 압력솥 같은 상태”라고 비유했다.

주거비 상승은 다른 생활비 부담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공공요금은 미국 평균보다 41% 비싸고, 교통비는 43%, 식료품 가격도 19%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샌프란시스코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19만6365달러(약 3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높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주거비와 각종 생활비를 제하면 실제 체감 여유는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드 이건 샌프란시스코 수석 경제학자는 “고소득자들은 예전부터 샌프란시스코의 장단점을 감할지, 마당 차고가 있는 다른 지역으로 떠날지를 고민해 왔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실리콘밸리의 주거난도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초고소득 일자리와 자본이 빠르게 유입되는 반면 신규 주택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주거비 상승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인재 확보와 지역 경쟁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