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美 ‘강제노동 관세’ 12.5%에 “시행 유예하거나 10%로 낮춰달라”

USTR에 의견서 제출…“강제노동 사례나 美피해 인과관계 입증 어려워”
“국제조약 비준·국내법통해 강제노동 금지…韓기업, 美투자·생산확대에 기여”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해 11월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무역 담당 EU 장관들과의 업무 오찬에 참석한 뒤 취재진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한국무역협회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제노동’ 관련 추가 관세 추진에 대해 시행 유예 또는 세율 인하를 공식 요청했다. 미국이 예고한 12.5% 추가 관세가 확정될 경우 향후 과잉생산 관련 관세까지 더해져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담이 기존 상호관세(15%)를 웃돌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6일(현지시간) 윤진식 회장 명의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12.5% 추가 관세 부과를 재고해달라며 시행을 유예하거나, 유예가 어렵다면 추가 관세율을 10%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무협은 의견서에서 “특정 한국 제품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원자재를 사용해 미국 기업에 중대한 피해를 입혔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공식적인 강제노동 수입 금지 조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광범위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경제적 이익,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관련 국제조약을 비준하고 국내법을 통해 강제노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많은 한국 기업들도 강제노동 연루 상품 거래를 금지하는 내부 정책과 행동강령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협은 또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확대가 미국 제조업 기반 강화와 일자리 창출, 공급망 안정에 기여해왔다며 미국 내 투자와 생산에 투입되는 한국산 중간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오히려 공급망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강제노동 연루 위험이 낮거나 미국 상거래에 중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제품, 강제노동 관련 엄격한 내부 통제 정책을 시행하는 기업의 제품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무협이 관세율을 10%로 낮춰달라고 요구한 것은 USTR이 강제노동 수입 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거나 이를 약속한 국가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점을 고려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교역 상대국에 10%의 이른바 글로벌 관세를 부과해왔다. 다만 122조에 따른 관세는 최장 150일만 유지할 수 있어 행정부는 이달 하순 종료 전에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 새로운 관세 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정책·관행에 대해 행정부가 관세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USTR은 지난 3월 ‘과잉생산’과 ‘강제노동’을 이유로 301조 조사에 착수했으며 한국은 두 조사 모두 대상에 포함됐다.

USTR은 지난달 강제노동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거래를 막지 못한 60개 경제권의 수입품에 대해 10% 또는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한국 정부는 오는 9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USTR 공청회에 참석해 정부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강제노동 관련 12.5% 추가 관세가 확정되고 향후 과잉생산 조사에 따른 관세까지 추가될 경우 한국산 제품에 적용되는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기존 상호관세 15%를 넘어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