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정치적 민감성 살피지 못한 불찰”
“일부 집단 성역 타인에 강요하는 사회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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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태 규제합리화 위원회 부위원장 [뉴시스]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청와대는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 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전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오후 이 부위원장에게 사퇴를 권고한 바 있다. 청와대는 “책임과 권한이 큰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임명된 주요 구성원으로서 정부의 국정 기조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고 경고 조치를 시행했다”면서 “이후 사안이 매우 엄중한 까닭에 이 부위원장의 사퇴를 권고했다. 이에 현재 이병태 부위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판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보수와 진보를 넘어 외연을 확장하는 포용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2시간여 만에 청와대는 이 전 부위원장의 사의 표명을 전달했다.
이 전 부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임명권자와 정부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과 자진 사퇴 권고에 따라, 고심 끝에 부위원장 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면서 입장문을 내놨다.
이 전 부위원장은 “어린 학생들의 스포츠 경기에 쓰인 간단한 구호마저 정치적 도구와 진영 간 이념 대결로 비화하는 현상을 보며, 우리 사회가 서로 다른 의견에 조금만 더 유연하고 관대해지기를 호소하고자 했던 것이 제 본의였다”면서 “그러나 결과적으로 제 의도와 무관하게 갈등을 증폭시키는 꼴이 됐다”고 했다.
이어 “정치적 민감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자신과 일부 집단의 성역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사퇴를 고심한 이유를 나열했다.
이 전 부위원장은 “이번 사퇴는 명확한 해촉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다)”며 “부당한 정치적 공세에 밀려 사임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향후 정치 권력의 무도한 횡포를 용인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했다.
또 “저의 사퇴가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포용하는 성숙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양새가 될까 염려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으며, 필요한 화두를 던졌다는 자부심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 전 부위원장은 거듭 “자유와 방종의 경계마저 권력과 집단이 자의적으로 정의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바로 전체주의의 시작”이라며 “저는 비록 자진 사퇴의 형식을 빌려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개인과 기업 모두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나라를 꿈꾸며 살아가겠다”고 글을 맺었다.
이 전 부위원장은 최근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한 것과 관련해 징계를 받은 것을 두고 표현의 자유를 지적하며 “5·18은 성역인가”, “북한과 같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이에 여권을 중심으로 비난과 사퇴 압박이 이어진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