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노’도 ‘스타벅스’도 정치화…“지나친 성역화, 정치적 이용 경계해야”

이준석 “고유 색채” vs 조국 “조롱”
이병태 “5.18이 성역”…사퇴론까지
일상 이슈→진영 대결…“불필요 갈등”


조국(왼쪽) 전 조국혁신당 대표·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정치권이 사회 현안을 잇달아 이념 논쟁으로 끌어들이는 모습이다. 배재고 야구부의 ‘스타벅스 구호’ 논란에 이어 걸그룹 멤버의 사투리 표현까지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면서, 정치가 불필요한 진영 대결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구 사람으로서 원래 사투리에는 ‘노’, ‘나’, ‘고’ 등 다양한 어미가 쓰인다”며 “젊은 층에서 ‘무섭노’ 같은 표현은 감탄사처럼 자연스럽게 쓰인 것이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이번 논란을 보면 민주당 정치인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너무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치르면서도 노 전 대통령을 지나치게 이용하고 있다. 지나친 성역화도, 정치적 이용도 모두 경계해야 하며 역사의 평가는 역사에 맡기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전 대표가 뜬금없이 경상도 사투리를 향해 죽창가를 부르기 시작했다”며 “고향의 지역색을 오롯이 드러내며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로 빠르게 성장한 전도유망한 연예인이 조국 전 대표의 몰상식한 타박으로 자의 또는 타의에 따라 고유의 색채를 잃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가 유튜브에 출연해 “무섭노”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서 시작됐다. 경남 거제 출신인 원이의 사투리 표현을 두고 일부에서 일베 용어 논란을 제기했고,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공방이 이어졌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차원에서 일베가 문장 끝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을 옹호하며 부산·영남에서도 그렇게 쓴다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체주의 홍위병들을 보는 듯하다”며 “사상과 사투리까지 재단, 스타벅스도 못가고, 사투리도 마음대로 못쓰는 검열사회”라고 반박했다.

배재고 야구부 논란도 지속하고 있다. 배재고 야구부는 경기 도중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외쳤다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배재고 야구부 징계 사실을 언급하며 “5.18이 성역이 됐다”고 했다. 이에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서 “5.18 폄훼·조롱을 옹호하며 ‘5.18이 성역이냐’ 했다가 청와대가 경고한 뒤 ‘뭘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님은 이재명 정부와 안 어울린다”며 이 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배재고 야구부에 ‘스타벅스가 5·18과 무슨 관계가 있나’라는 응원 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권은 생각에도 ‘수갑’을 채울 것인가”라며 화환 사진을 공유했다.

정치권에서는 진영 간 대립이 격화되면서 사회적 논란까지 정치적 해석으로 확대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태규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가능하면 예민해 보이는 상황이 있더라도 이걸 누르고 정치권에서 이걸 큰 문젯거리가 안 되도록 만들 노력들이 있어야 되는데 오히려 그러한 것들을 소재 삼아서 별일 아닌 일에도 정치적인 의미로 씌우다 보니까 결국에는 이런 불필요한 갈등까지 생긴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이유로, 혹은 주류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공직자나 시민의 입을 막으려 든다면, 우리 사회는 결국 단 하나의 목소리만 허용되는 전체주의적 사회로 회귀하고 말 것”이라고 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혐오와 조롱을 ‘표현의 자유’로 포장하고, 이를 정치적 선동의 도구로 활용해 온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며 ”혐오와 조롱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