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투톱 다 제친 이종목…상반기 ‘27만원→218만원’으로 756%올랐다 [투자360]

AI 서버용 MLCC 수요 폭증…코스피 상승률 1위
AI 투자 이젠 부품으로 확산 …증권가 “300만원”
삼화콘덴서 416% 2위…삼전닉스각각 178%·307%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삼성전기 제공]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올 상반기 국내 증시를 뒤흔든 최고의 종목은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아니었다. 바로 인공지능(AI) 서버 핵심 부품인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를 생산하는 삼성전기였다. 코스피 상승률 1위에 오르며 AI 투자 수혜가 메모리를 넘어 부품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5일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코스피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삼성전기로 756.47% 말그대로 폭등했다. 연초 27만원대였던 주가는 지난달 30일 218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우선주인 삼성전기우도 같은 기간 585.34% 급등했다. 액면병합과 무상감자 등 특수 요인을 제외한 순수 주가 상승률 기준이다.

이는 같은 기간 SK하이닉스(307.07%), 삼성전자(178.57%), 삼성전자우(137.67%)의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코스피가 연초 4000선에서 9000선까지 오르는 과정에서도 삼성전기의 상승세는 단연 독보적이었다.

시가총액 순위도 단숨에 뛰어올랐다. 연초 20조1672억원으로 코스피 33위였던 삼성전기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163조1310억원으로 불어나며 단숨에 톱5에 안착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의 무게중심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서버 핵심 부품으로 확산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AI 수혜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그러나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서버 전력 공급과 신호 안정성을 담당하는 MLCC의 중요성이 커졌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기가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노이즈를 제거하는 고부가 부품이다. 특히 AI 서버는 일반 서버 대비 고성능 MLCC 탑재량이 압도적으로 많아, 데이터센터 증설 트렌드와 맞물려 강력한 실적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체질 변화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과거에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부품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AI 서버와 산업용, 전장용 고부가 MLCC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수익 구조가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다.

증권가도 눈높이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신한·NH투자·KB·메리츠·하나·iM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최근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300만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지난 3일 종가인 198만9000원과 비교하면 추가 상승 여력을 50%가량 반영한 셈이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글로벌 대표 전자부품 업체로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AI 시대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최선호주를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AI 부품주 강세는 삼성전기에만 그치지 않았다. MLCC를 생산하는 삼화콘덴서도 같은 기간 416.24% 오르며 코스피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와 일본 무라타 등 선두 업체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에 따라 후발 업체들도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 체코 원전 수주 기대감을 반영한 대우건설이 393.19% 올라 3위를 차지했고,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의 수혜를 입은 SK스퀘어도 361.14% 오르며 뒤를 이었다.

코스닥에서도 AI와 반도체 투자 확대의 수혜는 이어졌다. 반도체 장비업체 주성엔지니어링이 625.63% 상승하며 1위에 올랐고, 반도체 패키지 기판 검사장비 업체 기가비스가 510.16%로 뒤를 이었다. 대한광통신도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광통신 인프라 투자 기대감에 힘입어 493.26%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AI 투자 수혜가 앞으로도 메모리 반도체에 국한되지 않고 전자부품과 기판, 패키징, 전력반도체 등 AI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AI 생태계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