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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씨가 5월 14일 오전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최근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장윤기(23)가 구속 수사를 받는 사이, 그의 성범죄 목적을 뒷받침할 핵심 증거인 리얼돌과 휴대전화 4대를 현직 경찰관인 아버지가 훼손·폐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하지만 장윤기의 부친은 형법상 친족 간 특례 조항에 따라 처벌을 받지 않는다.
3일 MBN 보도에 따르면, 장윤기의 아버지인 광주경찰청 소속 50대 장모 경감은 살인 사건 발생 사흘 뒤인 지난 5월8일 장윤기 거주지에 있던 물건을 모두 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장 경감은 경찰의 압수수색 직후 장윤기가 살던 원룸에 들어가 남아있던 성인용 인형인 리얼돌을 분해해 광주시 곳곳에 나눠 버리는가 하면, 장윤기가 쓰던 휴대전화와 다른 가족들이 쓰던 휴대전화 등 4대로 태워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검찰이 뒤늦게 확보한 휴대전화는 분석이 불가할 정도로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 경감의 증거인멸은 검찰이 경찰의 압수수색 물품을 수상하게 여기며 드러났다.
경찰이 보낸 압수수색 물품에 리얼돌이 없어 추가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고, 폐쇄회로(CC)TV를 살펴보니 아버지가 갖고 나간 모습이 포착됐다.
하지만 검찰은 형법상 친족이 증거인멸을 해도 처벌하지 않는다는 특례를 고려해 아버지를 입건하진 않았다.
형법 제155조는 타인의 형사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면서도 친족이 가족을 위해 죄를 범한 경우에는 친족 특례로 처벌하지 않는다.
장윤기 사건에 대한 초동 수사를 담당했던 곳은 광주 광산경찰서로, 장윤기 부친은 지난해 3월까지 이곳 지구대 소속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 경감은 현재 광주 시내의 다른 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이달 중순부터 휴직을 신청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장윤기 부친이 증거를 인멸했는데도 처벌을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친족 특례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 형법상 범인은닉죄, 증거인멸죄 등에 적용되는 친족 특례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한 의원은 “한국의 친족상도례 인적 적용 범위는 해외에 비해 비교적 넓은 편에 속해 가해자에게 유리하다”며 ‘변화된 시대적 흐름에 맞춰 형법상 친족 특례 제도를 폐지함으로써 강력범죄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