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비둘기에 고양이 사료를…먹이주기 금지 적발 사례 나왔다 [서울N]

비둘기 먹이주기 과태료 부과 제도 시행 뒤 총 3건 적발
“반복적이고 일정 양 이상 줘야 과태료 대상”
“이의 신청 절차 뒤 과태료 부과 유무 결정”
비둘기 관련 민원 지난해 1600건까지 증가


서울 광화문광장에 놓인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 표지판.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지난 6월 말 평일 오전, 서울 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플라스틱 일회용 밥그릇’을 든 70대 남성이 나타났다. 용기속 무언가를 두 번 정도 도로에 뿌렸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비둘기 떼가 모여들어 땅에 떨어진 것을 먹기 시작했다. 남성이 뿌린 건 다름 아닌 고양이 사료였다.

서울시가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비둘기 먹이주기 과태료 부과 제도’를 시행한 뒤 적발 사례가 나왔다. 다만 이의 신청 과정 등이 남아 있어 아직 과태료 부과까지는 진행되지 않았다.

1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는 비둘기 먹이주기 과태료 부과 제도 시행 뒤 총 3건이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대상은 70대 남성 1명, 60대 여성 2명 등 총 3명이다. 이들은 모두 고양이 사료를 땅에 일부러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500g에서 1㎏ 정도의 사료를 도로에 뿌렸다고 한다.

지난해 1월 개정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해 4월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한강공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 38곳을 ‘유해 야생동물 먹이주기 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유해 야생동물에는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집비둘기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금지구역에서 집비둘기 등에게 먹이를 줄 경우 1회 20만원, 2회 50만원, 3회 이상은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전까지 먹이주기 행위로 적발돼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0건이었다. 먹이주기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먹이 주기는 의도를 가지고 정기적으로, 일정 양 이상을 줘야 단속 대상이 되는데 사실 현장에서 이를 판단하고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며 “단순히 음식물을 섭취하다 일부를 던져 주거나 과자 부스러기 정도를 주는 것은 현장 계도만 했고 과태료 부과 대상으로 적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6월 한 달을 집비둘기 먹이주기 집중 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단속을 강화했다. 그리고 최근까지 총 3건을 적발했다. 다만 아직 이들에 대한 과태료 부과까지는 되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태료 부과 전 사전 통보를 통해 이의 신청 등의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만약 이의 신청이 없으면 과태료가 부과되고 이의 신청이 있게 되면 법원 판단에 따라 과태료 부과 유무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는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를 위해 금지구역 확대나 단속 강화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동물보호단체 등의 반대 의견이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 법안이 통과되자 한국동물보호단체 연합은 “이번 법안은 ‘동물 증오’와 ‘동물 혐오’를 확산하여 생명 경시를 부추기는 법”이라며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

서울시에 접수되는 비둘기 관련 민원은 202년 1325건, 2023년 1432건, 2024년 1481건, 2025년 1658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먹이를 주지 않는 작은 실천과 음식물쓰레기 관리가 시민에게는 쾌적한 환경을, 야생동물에게는 사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는 건강한 생태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