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문신 가득 조직원의 정체…보이스피싱 415억원 자금세탁 조직이었다 [세상&]

허위 상품권 업체 설립 후 법인계좌로 자금 위장
대포통장 모집·분산 송금으로 자금추적 회피
텔레그램으로 조직 확대 중 적발…22명 전원 검거

경찰이 지난 5월 6일 충북 음성군에서 관리책을 검거하는 모습. 경찰은 지난해 5월 수사에 착수한 뒤 지난 22일 총책을 검거하는 등 조직원 전원을 차례로 붙잡았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조직과 허위 투자사이트 등 과 공모해 415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수백억원대 범죄수익을 세탁한 20~30대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계좌만 빌려줘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식으로 대포통장 공급책을 모집하고 지인들을 범행에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위반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위반 등 혐의로 30대 총책 A씨 등 조직원 22명을 검거하고 이 중 3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6월 보이스피싱 조직과 허위 투자사이트 운영조직 등과 공모해 415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총책 A씨는 경북 영주를 거점으로 활동한 조직폭력배 출신이었다. 조직원 전원이 충북 음성·진천 지역 출신의 20~30대 무직자로 고향 선후배 관계를 중심으로 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포통장을 여러 개 모집해 자금을 반복 분산 이체할수록 경찰의 자금 추적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악용해 범행 구조를 설계했다. 텔레그램 구인 광고 등을 통해 대포통장 모집책과 세탁책 등을 끌어들이며 조직을 확장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5월 허위 투자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중 대포통장을 양도한 피의자를 검거하면서 배후의 범죄수익 세탁조직의 존재를 파악했다.

이후 자금 추적과 폐쇄회로(CC)TV 분석, 잠복수사 등을 통해 조직 사무실과 주거지를 차례로 특정했다.

충북 음성군에 있는 사무실 검거 당시 경찰이 압수한 물품. [서울경찰청 제공]


조직은 총책과 관리책, 세탁책, 대포통장 공급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운영됐다. 총책은 세탁한 범죄수익금의 약 2%를 수수료로 챙겼고 조직원들에게 역할에 따라 월 250만~1000만원의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달 충북 음성군에서 관리책을 검거한 데 이어 이달 22일 총책을 붙잡으며 조직원 전원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수익을 몰수하기 위한 추적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조직원들은 해외 보안 메신저로만 소통하고 1~2개월마다 사무실을 옮기면서 경찰의 추적을 피해 왔다.

또 적발됐을 때 나머지 조직원 노출을 피하기 위해 진술 가이드북을 만들어 두고 벌금 처벌시 전액 대납해 주는 내부규정도 만들어 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고향 지인이나 친구의 부탁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명의로 된 통장이나 계좌를 양도하거나 대여하는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이라며 “절대로 통장이나 계좌를 빌려줘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