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투표율 제고엔 기여했지만 보관·이송 문제”
“본투표 2~3일 확대·선진형 부재자투표 도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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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투표함이 이송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내부에서 발견된 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이 투표소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투표용지 박스.[연합] |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국민의힘에서 사전투표 제도의 전면적인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됐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국처럼 본투표 중심으로 선거제도를 개편하고, 사전투표를 대신할 선진형 부재자투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의원연구모임 ‘정책2830’ 정치분과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무너진 신뢰,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투표 제도와 선관위 개혁을 위한 과제’ 토론회에서 ‘사전투표소·사전투표일이 없는 영국·프랑스·독일은 어떻게 투표율을 높였나’를 주제로 발제했다.
발제에서 최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선관위의 선거 관리 능력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한층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족회사 같은 채용 비리, ‘소쿠리 투표’ 같은 비전문성에 이어 마침내 투표용지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시민들의 투표권을 빼앗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며 “선거권을 지켜주어야 할 헌법기관인 선관위가 오히려 참정권을 침해한 현재의 사태는, 사전투표와 개표 과정에 대한 국민 상당수의 의혹과 불신을 더욱 크게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투표 제도가 투표율 제고에는 기여했지만, 본투표 전 4~5일간 투표함을 보관·이송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전투표함을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보관하고 이송하는 과정에서 선관위의 관리 부실로 인한 사건·사고가 반복됐다”며 “특히 관외 사전투표는 투표지를 우편으로 주소지 개표소에 보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선관위나 투표 참관인이 감시할 수 없는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영국·프랑스·독일의 선거제도를 제시했다. 이들 국가는 우리나라처럼 별도의 사전투표소를 운영하지 않거나 사실상 운영하지 않으면서도 본투표를 원칙으로 하고, 우편투표나 대리투표를 보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독일은 별도 사유 없이 누구나 우편투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QR코드 신청 시스템과 서명 절차 등을 통해 보안을 강화했다.
영국도 신청만 하면 우편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생년월일과 서명 대조 등을 통해 투표의 무결성을 확보하고 있다. 프랑스는 우편투표 대신 대리투표 제도를 운영하며 디지털 신분증 등을 활용한 본인 확인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최 의원은 “유럽 주요 국가들은 본투표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부재자에 대해서는 보다 정교한 방식으로 참정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는 본투표보다 긴 사전투표 기간과 별도의 사전투표소를 운영하면서 투표함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2대 총선에서는 전체 투표의 46.7%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38.5%가 사전투표로 이뤄졌다는 점도 언급했다.
최 의원은 대안으로 ▷본투표 기간 2~3일 확대 ▷현행 사전투표 축소 또는 폐지와 선진형 부재자투표 도입 ▷디지털 신분증과 서명 대조 등을 활용한 우편투표 시스템 구축 ▷투표함 CCTV 상시 공개와 빅데이터 기반 투표용지 수요 예측 시스템 도입 등을 제안했다. 또 선관위 구조 개혁과 외부 감사 법제화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국민의 신뢰”라며 “오늘의 토론을 거쳐 본투표일을 중심으로 선거제도를 재정립하고, 부재자 투표를 유럽식으로 정교하게 보완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투표율 제고는 물론, 국민적 신뢰를 확실하게 회복할 수 있는 선거법 개정안이 하루라도 빨리 국회에서 의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정책2830이 6·3 지방선거 이후 불거진 선거관리 체계 개편과 선거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책2830은 박형수 의원이 회장을, 박수민 의원이 간사를 맡고 있다.
박형수 의원은 “사전투표제는 투표율을 높이고 민주적 정당성을 확대하는 좋은 제도지만, 선관위 실책이나 또다른 이유 등으로 사전투표제에 대해 많은 의문을 (국민이) 가지고 있다”며 “이대로 방치하는 게 옳은지에 조금이라도 의문을 가진 분이 있다면, 의문을 없애는 방향으로 투표제도를 개선하는 게 정치권이 해야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