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자 절반이 저소득층…고령 여성 생계 위협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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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가입자가 사망했을 때 남겨진 유족의 경제적 안정을 돕는 국민연금 유족연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급자가 받는 금액이 최소한의 생계유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수급 가구의 절반 이상이 빈곤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민연금연구원 김혜진·정인영·손현섭·이예인 연구원의 ‘유족연금 급여수준의 적정성 검토와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체 유족연금 수급자는 108만466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다른 연금과 중복되지 않고 유족연금만 단독으로 받는 수급자는 92만2513명으로 전체의 85.4%를 차지했다.
2024년 기준 전체 유족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연금액은 35만4044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족연금만 단독으로 수급하는 경우에도 월평균 36만3133원에 그쳐 국가가 정한 1인 가구 최소 생계급여 기준인 약 63만원을 크게 밑돌았다.
실제로 연금액 분포를 살펴보면 월 20만원 이상에서 40만원 미만을 받는 수급자가 전체의 66.7%로 다수를 차지했고, 월 100만원 이상을 받는 고액 수급자는 1% 미만이었다.
이처럼 유족연금 급여가 낮은 원인은 사망한 가입자의 국민연금 가입 기간 자체가 짧기 때문이다.
2024년 유족연금 단독 수급자 중 사망 가입자의 평균 가입 기간은 154.7개월로 약 13년에 불과했다. 현행 제도는 가입 기간이 20년 미만일 경우 기본연금액의 40%에서 50%만 지급하도록 설계돼 있어 상당수의 수급자가 최고 지급률인 60%를 적용받지 못하는 구조다.
연구진이 국민노후보장패널자료를 통해 수급자들의 생활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경제적 취약성은 두드러졌다.
가구원 수를 고려해 계산한 실제 생활 소득 기준으로 유족연금 수급 가구의 상대빈곤율은 53.77%로, 이는 수급자 둘 중 한 명 이상이 사회 전체 평균 소득의 절반도 못 버는 저소득층에 속하는 셈이다.
65세 이상 고령 수급자로 한정할 경우 상대빈곤율은 60.34%까지 치솟아 노령연금 수급자나 다른 공적연금 수급자보다 노후 빈곤 위험이 더 심각했다. 최소한의 생계비보다 적게 버는 비율을 뜻하는 절대빈곤율 역시 유족연금 수급자가 15.26%로 다른 연금 집단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유족연금 수급자의 90.1%가 여성이라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주 소득원이었던 남편 배우자의 사망 이후 홀로 남겨진 중장년·고령 여성이 구조적인 소득 취약성에 직면하고 있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 참여한 수급자들은 유족연금이 정기적으로 들어와 최소한의 심리적 안정감은 주지만, 실제로는 관리비나 공과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없어 사적 이전소득이나 근로활동 등 불안정한 소득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연구진은 연금 제도 개편만으로는 단기간에 급여를 100만원 이상으로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제도 외적인 보완책으로 취약 계층 유족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보충 급여 제도의 도입을 제안했다.
특히 생계 위험이 큰 65세 미만 유족의 최소 생활 수준을 한시적으로 메워주는 부족분 채우기 방식의 추가 급여를 국고 지원을 통해 마련하는 방안을 실효성 있는 대안으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