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이란 핵시설 검증 재개 방침…이란은 “협상 결과 따라 결정”

美 “이란, IAEA 사찰단 입국 허용”…이란은 하루 뒤 부인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AFP]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사찰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핵시설 검증 문제를 둘러싼 양측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IAEA가 신속한 사찰 준비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시찰을 위해 23일 일본을 방문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NHK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의 합의에는 60일이라는 틀이 정해져 있는 만큼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조만간 이란 측과 협의해 사찰 진행 방식 등을 조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측 협상 수석대표인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IAEA 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측은 이를 부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튿날 “미국과 시온주의자 정권의 범죄적 군사 공격으로 인해 IAEA 접근이 중단됐던 시설들에 대한 사찰 재개 여부는 향후 협상 과정과 그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그로시 사무총장은 합의 기한 내에 사찰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우선 과제로 고농축 우라늄의 소재 확인을 꼽았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대체적인 장소는 파악하고 있지만, 이란이 구체적인 소재를 IAEA에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보관 시설은 공격으로 파괴됐기 때문에 어떻게 사찰할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란 측의 정보 제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찰 참관 문제에 대해서는 IAEA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그는 “IAEA는 독립 기관으로 사찰을 단독으로 시행한다”며 “제3국의 지원이나 관리를 받는 것을 상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미국이나 다른 옵서버를 초청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IAEA는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한 이후 현지 사찰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IAEA 이사회가 이란에 농축 우라늄 재고 신고와 사찰단 검증 허용을 촉구하는 미국 주도의 결의안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