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최초안 격차 1680원…본격 줄다리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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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본격 논의하기 위한 제8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용자위원인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왼쪽부터)과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민주노총 이미선 부위원장이 상반된 피켓을 세워놓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노동계가 시급 1만2000원을, 경영계가 동결안을 각각 최초 제시안으로 내놓으며 정면 충돌했다.
노동계는 고물가와 생계비 부담을 이유로 대폭 인상을 요구한 반면, 경영계는 이미 최저임금이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했고 현장의 지급 능력도 한계에 이르렀다며 동결을 주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수준 심의에 착수했다. 이날 회의에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7명이 참석했다.
이날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제시안으로 시급 1만2000원을 제출했다. 올해 최저임금(1만320원)보다 1680원(16.3%) 인상한 수준으로, 월 환산액은 250만8000원이다.
반면 사용자위원은 올해와 같은 시급 1만320원을 최초 제시안으로 제출하며 동결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노사 간 최초 요구안 격차는 시간급 기준 1680원으로 벌어졌다.
회의장에서는 시작부터 노사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노동계는 '올려라 올려라 최저임금 1만2000원', '코스피 1만보다 최저임금 1만2000원',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올려라 최저임금', '가구생계비 반영해서 실질임금 보장하라' 등의 피켓을 내걸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모두발언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이 또다시 무산된 것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업종별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단일 최저임금을 정해야 하는 만큼 가장 어려운 업종과 규모의 사업장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전무는 "최근 10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79.7%로 같은 기간 명목임금 상승률(39.6%)과 소비자물가 상승률(22.9%)을 크게 웃돌았다"며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62.2%로 국제적으로 적정 상한선으로 거론되는 6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은 12.4%에 달했고 숙박·음식업과 5인 미만 사업장은 이미 30%를 상회하고 있다"며 "일부 업종과 영세 사업장에는 현행 최저임금조차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소상공인연합회 조사 결과 현재 최저임금 지급에 큰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이 87%에 달했고, 내년 최저임금이 인하 또는 동결돼야 한다는 응답도 98.5%로 나타났다"며 "최저임금 수준이 이미 높고 현장의 수용성도 한계에 다다른 현실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최저임금이 노동생산성 이상으로 인상되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키오스크와 무인화, AI 자동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투자와 연구개발(R&D)을 위축시키고 초단기 쪼개기 고용을 늘리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비 부담과 실질임금 하락을 이유로 대폭 인상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법은 노동자 생계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며 "지금은 노동시장 양극화가 초래한 생계비 위기 시대"라고 말했다.
류 사무총장은 "반도체 수출 호조로 경제성장률 전망은 상향 조정되고 있지만 그 과실은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최저임금 1만2000원은 고물가와 고유가로 인한 실질임금 하락을 보전하고 취약계층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도 "현재 최저임금 월 환산액 215만6880원으로는 치솟는 물가와 공공요금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노동자의 지갑이 열려야 골목상권과 자영업자도 함께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익위원인 성재민 위원은 "최저임금은 근로자 생계비와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객관적인 자료와 사실에 기반한 논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