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제물포 르네상스의 놓친 퍼즐 ‘신포동’… 인천 원도심 부활의 진짜 출발점은 어디인가

과거 서울 명동과 견주던 인천 최대 상권 신포동 재조명 필요
차이나타운·개항장·근대건축물·신포국제시장 품은 역사문화 자산 존재
비판 받는 민선8기 시정부의 기존 ‘장밋빛 청사진’에서 벗어나야
내항-개항장-신포동-동인천을 잇는 원도심 벨트 전략 프레임으로 접근해야

주밀이면, 관광객들이 찾는 신포국제시장.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 원도심 재생을 표방하는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내달 민선9기 인천시정부 출범으로 새로운 방향 설정의 기로에 선 가운데, 정작 인천 원도심의 대표 상업·문화 중심지였던 신포동 일대가 핵심 전략에서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물포 르네상스는 인천 내항과 동인천역 일대를 중심으로 경제·문화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그러나 원도심 활성화의 본질이 단순한 개발이 아니라 사람을 다시 불러들이는 도시 재생이라면, 인천 원도심의 역사적 심장부였던 신포동을 빼놓고는 성공을 논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에 멈춰 선 ‘인천의 명동’ 신포동, 왜 쇠퇴했나

신포동은 과거 인천을 대표하는 상업 중심지였다. 한때 서울 명동과 비교될 정도로 사람들로 붐볐던 곳으로, 쇼핑거리와 음식점 등 다양한 상점, 극장, 재래시장 등이 밀집하며 인천 소비문화의 중심 역할을 했다.

특히 신포동은 단순한 상권이 아니다. 1883년 개항 이후 형성된 근대 도시의 흔적과 함께 ▷신포시장 ▷차이나타운 ▷동화마을 ▷개항장 문화거리 ▷지하상가 ▷100년 역사의 답동성당·내리교회 ▷우리나라 최초 서구식 자유공원 등 역사·문화·관광 자원이 집약된 지역이다.

도시 경쟁력 측면에서 보면 이미 만들어진 관광 인프라와 근대 역사 자산을 갖춘 지역이라는 점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성이 크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신도시 개발과 상권 이동이 가속화되면서 신포동은 장기간 침체기를 겪었다.

과거 남동구, 연수구, 계양구 등을 비롯해 최근 송도국제도시, 청라국제도시 등 신도시 중심의 개발 전략 속에서 소비와 유동 인구가 빠져나가 원도심 신포동 상권은 쇠퇴의 길을 걸었다.

수십년 동안 침체속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각종 규제로 인해 낡고 페쇄된 건물들은 재생이 어렵다. 그야말로 과거 명성을 날리던 신포동은 말그대로 과거에서 멈춰 선 원도심 상권지역이다.

신포동, 아직 건재…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붐벼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신포동이 완전히 쇠퇴한 공간은 아니라는 것이다. 주말이면 신포시장을 중심으로 개항장 등 신포동 일대에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특히 해외 크루즈 관광객들이 인천항을 통해 입항할 때 신포시장과 차이나타운, 개항장 일대는 주요 방문 코스로 활용되고 있다. 또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관광객들에게도 각광 받고 있다.

이는 신포동이 이미 관광·문화 콘텐츠로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를 주고 있다.

문제는 이 잠재력을 도시 전체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제물포 르네상스, ‘건물’보다 ‘거리’를 주시해야

기존 제물포 르네상스 논의는 내항 개발, 복합시설 조성, 동인천역 개발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집중됐다.

하지만 도시재생 전문가들은 원도심 활성화의 핵심은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 도시의 매력을 다시 살리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포동은 제물포 르네상스의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

내항이 바다와 산업 유산을 활용하는 공간이라면, 신포동은 사람이 걷고 머무는 생활형 관광·문화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

내항 개발 → 개항장 → 차이나타운 → 신포시장 → 동인천역으로 이어지는 보행 관광축을 구축한다면, 원도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역사문화 플랫폼으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박찬대 시정부가 풀어야 할 ‘신포동 과제’

7월 1일 출범하는 박찬대 인천시장 민선9기 시정부가 제물포 르네상스를 재설계한다면, 신포동을 핵심 축으로 포함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신포동을 단순한 전통시장 지역이 아닌 ‘인천 대표 문화관광 거리’로 재정립해야 한다.

둘째, 개항장·차이나타운·내항을 연결하는 체류형 관광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청년 창업과 문화 콘텐츠 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도시재생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오래된 근대 건축물과 역사 자산을 활용한 인천만의 도시 브랜드를 강화해야 한다.

다섯째, 지역 상인과 주민이 참여하는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신포동이 살아나는 제물포 르네상스 필요

제물포 르네상스가 단순히 내항 주변 개발사업으로 끝난다면 원도심 전체의 부활을 이끌기 어렵다.

인천 원도심의 진짜 경쟁력은 새롭게 만드는 공간보다 이미 존재하는 역사와 문화, 사람의 기억 속에 있다.

바로 신포동이 그 중심에 있다. 과거 인천의 명동이었던 신포동을 다시 살리는 것은 단순한 상권 회복이 아니라 인천 도시 정체성을 되찾는 작업이다.

박찬대 시정부가 제물포 르네상스를 ‘개발 프로젝트’가 아닌 ‘도시 부활 프로젝트’로 전환하려면 신포동을 핵심 전략에 포함시키는 결단이 필요하다.

인천시 중구(7월부터 제물포구)는 신포동 일원을 지구단위계획에 맞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수십 년이 된 낡은 건물의 현대화와 인구 유입 등으로 상권 활성화를 다시 이루어 과거 신포동의 명성을 찾기 위해서다.

중구의 이같은 계획과 함께 내항-개항장-신포동-동인천 일대를 잇는 원도심 벨트 전략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요구가 시민들 사이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