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필요한 건 통합 아니라 자율성 확대”
노조, “해양물류 주권 후퇴시키는 강제통합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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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등 부산 6개 시민단체가 23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 논의 즉각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정형기 기자 |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 기자] 부산 시민단체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에 강력 반발하며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 ▷해양수도해양강국 시민과함께 ▷사)분권균형 ▷부산항발전협의회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등 6개 단체는 23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만공사 통합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부산항만공사의 자율성을 확대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개편 TF’는 지난 4월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4개 항만공사를 합쳐 ‘한국항만공사’를 설립한다는 통합안을 성안했다. 정부는 지난 2004년 부산항만공사 설립을 시작으로 2005년 인천항만공사, 2007년 울산항만공사, 2011년 여수광양항만공사를 설립한 바 있다. 이번 항만공사 통폐합은 ‘공공기관 통폐합 및 기능 효율화 차원’에서 재경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고, 주무부처인 해수부는 항만공사 강제통합안에 일단 반대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항만은 지역경제와 국가물류를 연결하는 핵심 성장거점이고, 지역의 산업과 일자리, 미래 성장동력을 책임지는 전략자산”이라며 “정부가 ‘공공기관 효율화’ 논리를 앞세워 항만공사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항만의 특성과 지역별 발전전략을 무시한 탁상행정이자 대한민국 항만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박재율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공동대표는 “부산항은 세계적 컨테이너 항만, 환적항만으로 북극항로 시대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과감한 투자와 전략수립이 필요하고, 울산항은 에너지·액체화물 중심항만, 광양항은 철강·컨테이너·배후산업 중심항만, 인천항은 수도권 관문항으로 각각의 기능과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며 “그럼에도 항만공사를 통합해 중앙정부 중심으로 운영하면 지역의견과 특수성이 반영되기 어렵고 수도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만 강화돼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정책에도 정면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지금 필요한 건 항만공사 통합이 아니라 자율성과 독립성 확대”라며 “지역특성에 맞는 투자와 경영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각 항만공사의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도 “해양수도, 해양강국 국가전략에 발맞춰 항만 특성과 경쟁력을 살리고 부산항만공사 등의 자율성을 대폭 강화하는 지역분권형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부산항만공사(BPA)를 비롯한 4개 항만공사 노조도 해수부 방침에 반발해 공동투쟁에 돌입했다. 항만공사 노조위원장들은 지난 16일 부산 동구 해수부 청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며 “글로벌 트렌드를 역행하고 해양물류 주권을 후퇴시키는 강제통합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지역의 한 해양전문가는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전략거점으로 저마다 특성을 가진 4개 항만을 관할하는 공사들을 획일적으로 통합하는 것은 의사결정 속도와 전문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통합보다 항만별 기능 특화, 자율경영 강화가 더 효율적일 것”이라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