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급식노조 사용자성 인정에 “해석지침과 배치 안 돼”
하청 복지 챙겨도 ‘사용자성 인정?’...자문 결과 “사용자성 구실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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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시행 첫날인 지난달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시행 100일 동안 우려했던 ‘교섭 쓰나미’나 ‘무분별한 쪼개기 교섭’은 없었다고 정부는 평가했다. 하지만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예상보다 넓어질 수 있다는 논란이 커지면서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급식·청소·경비 등 외주 업무는 물론이고 하청 근로자 휴게실과 복지제도까지 원청의 교섭 의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23일 노동부가 전날 발표한 ‘개정 노조법 시행 100일 현황 및 향후 계획’에 따르면 지난 3월 10일 법 시행 이후 이달 19일까지 원청 사업장 439곳을 대상으로 하청노조 1161곳이 교섭을 요구했다. 교섭을 요구한 조합원은 약 16만4000명이다.
교섭 요구는 시행 초기인 3월 원청 363곳에 집중된 뒤 4월 42곳, 5월 23곳 증가에 그치는 등 빠르게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원청 사업장 1곳당 평균 교섭 요구 건수는 2.6건 수준이었다. 노동부는 이를 근거로 시행 전 재계가 제기했던 ‘교섭 쓰나미’ 우려는 현실화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교섭을 요구받은 원청 가운데 민간부문은 249곳(56.7%), 공공부문은 190곳(43.3%)이었다. 교섭 요구 노조는 민주노총 소속이 47.0%, 한국노총 소속이 43.6%, 미가맹 노조가 9.4%를 차지했다. 교섭 요구 이후 노동위원회 절차가 진행된 원청 사업장은 141곳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판단이 나온 113곳 중 103곳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인정 비율은 91.2%에 달한다.
사용자성이 인정된 사업장 가운데 상당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자율적으로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42곳을 포함하면 현재까지 96곳에서 교섭 절차가 진행됐다. 이 가운데 51곳은 교섭 의제와 일정 등을 협의 중이며 인천의료원 등 10곳은 상견례 등 본교섭 단계에 들어갔다.
노동부는 법 시행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하청 교섭이 예정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교섭 요구가 먼저 제기되고 이후 사용자성 판단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진행되는 구조”라며 “교섭 질서가 현장에 점차 안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교섭단위 분리 역시 우려했던 수준으로 확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동위원회가 교섭단위 분리 여부를 심사한 29건 가운데 12건만 인용됐다. 사업부문별 분리가 9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노총별 분리는 2건, 노조별 분리는 1건에 그쳤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계속 확대될 가능성을 가장 큰 부담으로 꼽는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15일 한화오션이 사내 급식업체 웰리브 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며 산업안전·작업환경 의제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재계에서는 구내식당의 조리·배식 시간 지시는 도급계약상 ‘일반적 지시’라는 고용노동부 해석 지침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해석지침의 구내식당 사례는 식사 시간에 맞춰 조리·배식하도록 하는 일반적 지시권을 설명한 것”이라며 “한화오션 결정은 노후시설 개선, 안전설비 설치, 작업환경 개선 권한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판단한 것으로 해석지침과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업 안전’ 외에도 예상치 못한 의제가 잇달아 하청 노조 교섭의 구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외주를 맡겨 온 급식, 청소, 경비 등 비핵심 업무까지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자회사 인력이 많은 공기업을 중심으로 하청 직원을 대상으로 한 복지 제도마저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구실이 된다는 법률 자문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하청업체 직원들의 휴게공간 조성과 비품 지원 등이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검토 결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임대주택 관리비 인상 상한제가 관리업체 직원들의 임금·복리후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사용자성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자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