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새 의무 수용 안 해” 선 그어
레바논·제재해제 먼저 이행해야 핵협상
비핵화 첫걸음 평가에도 해석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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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 [신화]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이 이란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사찰단 복귀 합의를 이번 종전 협상의 주요 성과로 내세운 가운데 이란은 “새로운 의무를 수용한 것은 아니다”라며 거리를 뒀다. 미국이 핵 협상 진전을 강조하는 반면 이란은 레바논 전선 안정화와 제재 완화가 먼저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양측의 시각차가 드러나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이란과 IAEA 간 협력은 의회 승인과 최고국가안보회의 결정에 기반해 기존 절차에 따라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전날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열린 미국·이란 고위급 회담 직후 “이란이 IAEA 사찰단을 다시 초청하는 데 동의했다”고 발표한 데 대한 반응이다.
밴스 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안에 IAEA 사찰단 활동이 재개될 예정”이라며 “이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영구적 비핵화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란은 핵 문제와 관련한 추가 양보나 새로운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IRNA는 스위스 회담에서 이란 대표단이 핵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새로운 의무도 수용하지 않았으며 본격적인 핵 협상 역시 시작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란은 핵 협상 개시 자체가 종전 양해각서(MOU) 제13조 이행을 전제로 한다는 입장이다.
MOU 13조에는 레바논 등 모든 전선의 군사 충돌 종료,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이란산 원유·석유화학 제품 수출 허용, 해외 동결자산 해제 등 제재 완화 조치가 포함돼 있다.
즉 이란은 핵 프로그램 논의에 앞서 미국이 약속한 경제적 보상과 지역 안보 관련 조치를 먼저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실제 스위스에서 열린 첫 후속 협상에서도 핵 프로그램보다 레바논 문제가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이란 협상팀은 “레바논 전쟁이 끝나지 않는 한 다른 주제에 대한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양측은 레바논 충돌 방지 체계 구축과 호르무즈 해협 안전통행 방안 등을 우선 논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기대하는 핵 검증과 비핵화 논의가 곧바로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