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운동 전날 성적 자극을 삼가야 한다는 말은 스포츠 세계에서 오래된 금기처럼 통해왔다. 권투 선수는 시합 전 며칠씩 합숙하고, 코치는 “몸을 아껴라”고 당부한다. 그런데 이 믿음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운동 30분 전 성적 자극받은 선수들이 그렇지 않은 선수들보다 더 힘 있게 운동했다.
국제학술지 피지올로지 앤드 비헤이비어(Physiology & Behavior) 307호에 따르면 스페인 바야돌리드대 디에고 페르난데스-라사로 교수 연구팀은 훈련된 남성 운동선수 21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 |
| [게티이미지뱅크] |
연구팀이 모집한 21명은 평균 나이 22세의 현역 운동선수들이었다. 농구·배구 선수, 장거리 달리기 선수, 복서, 유도 선수가 섞여 있었다. 평균 8년의 훈련 경력을 가진 이들은 지역·전국·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수준이었다.
실험 방식은 이렇다. 같은 선수가 두 가지 조건을 각각 일주일 간격으로 경험했다. 한 번은 검사 7일 전부터 성적 행위를 일절 하지 않았다. 다른 한 번은 검사 30분 전 개인 공간에서 성적 자극을 경험하도록 했다. 그 직후 15분간 중립적인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뒤 운동 능력 검사에 들어갔다.
검사는 두 가지였다. 자전거에서 한계까지 페달을 밟는 점증 부하 검사와, 악력계로 손을 쥐는 악력 검사였다. 점증 부하 검사는 처음엔 가벼운 강도로 시작해 1분마다 강도를 높이다가 더 이상 못 버티는 순간 끝난다.
![]() |
| 성적자극 금지(ABST)와 성적자극 후(SACT)를 비교한 데이터. (A) 버틴 시간, (B, C) 순간적·최대 운동 출력, (D) 심장 박동 수, (E) 젖산 농도(피로도), (F) 주관적으로 느낀 힘든 정도(RPE)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두 조건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악력 기록(G)과 평균 기록(H) 모두 성관계 여부와 상관없이 거의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제학술지 피지올로지 앤드 비헤이비어(Physiology & Behavior) 307호] |
결과는 예상을 벗어났다. 성적 자극 후 운동한 선수들은 금욕 상태로 운동한 선수들보다 검사를 평균 3.2% 더 오래 지속했다. 절대 수치로는 수십 초 차이지만, 한계 상황에서 몇 초는 선수에게 의미 있는 차이다.
악력도 약간 높아졌다. 평균 악력이 금욕 조건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심박수도 더 높았다. 운동 강도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심장이 더 빠르게 반응했다는 뜻이다.
반면 나쁜 쪽으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혈중 젖산 수치, 운동 중 느끼는 주관적 힘든 정도, 염증 수치 모두 두 조건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근육 손상 지표 중 하나인 LDH는 오히려 더 낮았다. 근육이 더 힘들게 쓰인 게 아니라, 오히려 덜 손상됐다는 신호다.
![]() |
| [게티이미지뱅크] |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호르몬 변화다. 성적 자극 후 조건에서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이 모두 유의미하게 높았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 합성과 공격성에 관여하고, 코르티솔은 에너지를 빠르게 동원하는 데 관여한다. 두 호르몬이 동시에 올라갔다는 것은 몸이 짧은 각성 상태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 상태를 자동차 예열에 비유했다. 성적 자극은 심박수를 높이고 혈압을 올리며 신경계를 활성화한다. 이 반응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비슷한 수준의 심혈관 자극이다.
![]() |
| [게티이미지뱅크] |
격렬하게 활성화된 신경계가 30분이라는 회복 시간을 거치면서 피로는 가라앉고 각성 상태는 일부 남는 것이다. 마치 몸이 이미 워밍업을 마친 상태에서 본 운동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30분이라는 시간 간격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15분 이내면 각성이 너무 강하게 남아 오히려 피로로 이어질 수 있고, 3~6시간 이상이면 효과가 사라진다. 30분은 그 중간 지점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경기 전 성적 활동이 운동 능력을 해친다는 오랜 통념에 도전하는 결과”라며 “적절한 회복 시간이 주어진다면 성적 활동은 운동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경기 전 성적 자극을 권장하는 근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효과의 크기가 작고 개인차가 컸다는 점에서,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DOI : 10.1016/j.physbeh.2025.115203
논문 정보 : Diego Fernndez-Lzaro,Manuel Garrosa,Gema Santamara,Enrique Roche,Jos Mara Izquierdo,Jess Seco-Calvo,Juan Mielgo-Ayuso, Sexual activity before exercise influences physiological response and sports performance in high-level trained men athletes, Physiology & Behavior, April 2026, j.physbeh.2025.115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