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임금·수요발 물가 압력 확대”…전문가들 “저소득층 맞춤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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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인근 신호등에 초록색 불이 켜져 있다. 수원=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반도체 산업의 슈퍼사이클이 국내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과실이 물가 상승을 자극하며 저소득층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역대급 성과급 지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임금 상승이 소비와 자산시장으로 번져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월평균 임금(상여금 포함·세전) 500만원 이상을 받는 임금근로자는 371만3000명으로 전체의 16.5%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제조업에서 월 500만원 이상 고임금 근로자 비중은 24.0%에 달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특정 산업에 집중된 성과급 확대가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상위 1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기업 비중이 증가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뒤 0.05%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전 산업 특별급여가 동일하게 늘어날 경우 물가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특정 업종에 집중될 경우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역시 최근 “임금·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졌다”며 당분간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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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연합] |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황의 수혜가 일부 계층에 집중되는 반면 물가 상승 부담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영업이익과 연동한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 소비와 자산시장 수요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저소득층이다. 제조업 고임금 근로자가 늘어나는 동안 숙박·음식점업의 월 500만원 이상 근로자 비중은 1.4%, 보건·사회복지업은 5.4%에 그쳤다. 임금 상승의 혜택은 제한적인 반면 식료품·에너지·주거비 등 필수 지출 비중이 높아 물가 상승의 충격을 더 크게 받는 구조다.
여기에 물가 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취약계층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자영업자와 저소득 가구는 이자 부담 증가까지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호황의 과실은 위로 향하고 긴축의 고통은 아래로 향한다”고 지적하며 취약계층 보호 대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단순 현금 지원보다는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에너지·식료품 바우처처럼 특정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지원책이 물가 부담을 낮추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반도체 호황이 국민 전체의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