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이스라엘의 탈출구는 인도였다…급부상한 새 안보축[디브리핑]

FT “가자전쟁 후에도 흔들리지 않은 관계…무기·정보·드론 협력 확대”
모디·네타냐후, 반테러·국가정체성 공유…정상 간 직통채널 유지
이스라엘 최대 무기 고객 된 인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전략 파트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양국은 국방·정보·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며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가자전쟁과 이란 전쟁 이후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이 깊어지고 있지만 인도만큼은 예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동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방·정보·경제 협력을 확대하며 오히려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 인도와 이스라엘 관계는 수교 이후 가장 긴밀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가자전쟁과 이란 전쟁을 거치며 이스라엘이 서방에서도 비판에 직면한 상황에서 인도는 여전히 가장 안정적인 우군으로 남아 있다.

양국 밀착을 상징하는 장면은 2023년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 직후 나왔다. 당시 모디 총리는 주요 정상 가운데 가장 먼저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후에도 “어려운 시기에 이스라엘과 연대한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놓으며 이스라엘 편에 섰다.

모디와 네타냐후의 관계는 단순한 외교 협력을 넘어선다. 두 지도자는 모두 강한 국가 정체성과 안보를 강조하는 정치 노선을 공유한다. 이슬람 극단주의를 국가 안보의 핵심 위협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선호한다는 점도 닮아 있다.

양국 외교가에서는 두 정상이 정기적으로 직접 통화하며 주요 현안을 조율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모디 총리는 올해 2월 이스라엘을 방문한 마지막 주요 정상 가운데 한 명이었으며, 이후 이스라엘과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 과정에서도 공개 비판을 자제했다.

양국 관계의 중심에는 국방 협력이 있다.

인도는 현재 이스라엘 방산업계의 최대 고객 가운데 하나다. 바라크 미사일 방어체계는 양국 기업이 공동 생산하고 있으며 공격용 드론과 정찰 시스템, 미사일 분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중동 전문가 카비르 타네자는 “이스라엘은 다른 국가들처럼 정치적 조건을 내걸지 않고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인도 최대 재벌인 가우탐 아다니 역시 이스라엘 기업들과 손잡고 드론과 소형 무기 생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에는 아다니 그룹이 이스라엘 최대 항구인 하이파항 지분 70%를 12억달러에 인수했다.

정보 협력도 깊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인도 정보당국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대응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양국 군 당국 간 교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농업과 첨단기술 분야 협력도 확대되는 추세다.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 중이며, 이스라엘은 건조지 농업과 수자원 관리 기술을 제공하고 인도는 거대한 시장과 생산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인도는 오랫동안 비동맹 외교와 팔레스타인 지지를 외교적 자산으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모디 정부 출범 이후 이스라엘과의 밀착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서 쌓아온 도덕적 리더십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 외무부 고위 관료를 지낸 니루파마 라오는 “인도가 팔레스타인 인권 문제에 대한 전통적 입장을 약화시켰다는 인상을 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인도 야당 역시 모디 정부가 가자전쟁과 이란 사태에 지나치게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럼에도 양국 관계가 쉽게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국제적 고립이 심화될수록 인도라는 거대 시장과 전략적 파트너의 가치가 더욱 커진다. 인도 역시 중국과 파키스탄이라는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무기와 정보 역량이 필요하다.

전략국방연구위원회(CDR)의 해피몬 제이콥 소장은 “오늘날 인도에게 이스라엘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전략 파트너 가운데 하나”라며 “정보 공유와 무기 공급에서 이스라엘만큼 조건 없이 협력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