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건강 보호, 작전 시간…경기 흐름 끊긴단 지적도
남아공 감독 “크게 덥지 않은 경기장서 휴식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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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대 보스니아 경기 전반전 수분 섭취 휴식(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중 스위스의 그라니트 자카와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로이터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도입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물 보충 휴식)’이 팬들의 야유 대상이 됐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전·후반 22분 무렵 물 보충 휴식이 선언되자 관중석에서는 일제히 야유가 쏟아졌다.
이번 월드컵은 개최지인 미국·캐나다·멕시코의 고온다습한 날씨를 고려해, 선수들이 전·후반 중간에 3분씩 목을 축이며 숨을 돌릴 수 있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도입했다. 이번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에서 6~7월 열리고, 개최 도시별 기온과 습도, 고도 차이가 크다. 일부 지역은 무더위와 강한 햇볕이 예상되고, 멕시코 일부 경기장은 고지대에 있어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더 클 수 있다. 이에 FIFA는 날씨나 경기장 지붕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경기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적용하기로 했다.
선수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일종의 ‘작전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경기의 흐름을 끊고 광고 시간만 늘렸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날 경기장에 모인 6만여 명의 관중은 물 보충 휴식이 시작되자 일제히 야유를 보내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후반전 들어 야유가 더욱 거세지자, 장내에는 갑자기 미국 컨트리 싱어송라이터 존 덴버의 명곡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즈’(Take Me Home, Country Roads)가 크게 울려 퍼졌다.
세계적인 히트곡이 흐르자 관중석에서는 이내 노래를 따라 부르는 이들이 생겨났다. 경기장 상단의 초대형 원형 전광판에도 다양한 팬들의 모습이 비치면서 시선을 분산시켰고, 결과적으로 휴식 시간을 향한 야유는 노래에 묻히는 분위기가 됐다.
하지만 경기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인 규칙 적용에 대한 불만은 여전하다. 휴고 브로스 남아공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 크게 덥지 않은 경기장에서는 굳이 중간 휴식이 필요 없는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남아공과 체코의 경기가 열린 애틀랜타 스타디움은 카메라 조리개처럼 열고 닫히는 독특한 지붕을 가진 개폐식 돔구장으로, 에어컨 설비가 완비된 곳이다. 이날 경기 후 폭풍우가 몰아친 애틀랜타는 습도는 높았으나 낮 기온이 섭씨 20도 초중반에 머물렀고, 경기장 내부에는 에어컨이 가동돼 서늘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브로스 감독은 “날씨가 더울 때는 수분 섭취를 위한 휴식이 무척 유용하지만, 경기의 리듬이 깨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기를 주도하고 있을 때 흐름이 몇 분간 끊기는 것은 치명적이다. 상황에 따른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야외 훈련장은 무척 더웠기 때문에 그런 환경이라면 휴식 시간이 이해된다. 하지만 이런 (쾌적한) 스타디움에서는 선수들이 20분 만에 물을 마실 필요가 없다”며 “규칙이 가동되니 받아들이겠지만, 흐름을 타고 있을 때 경기가 중단되는 것이 반갑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